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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잘 먹는 비결은…

등록 2016-01-06 20:36수정 2016-01-0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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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 투, 원, 제로! 해피 뉴 이어~.” 도쿄 신주쿠의 어느 허름하고 좁아터진 클럽에서 국적을 알 수 없는 흑인, 백인, 동양인들과 잔을 부딪히며 나이 한살을 더 먹었습니다. 서른을 넘기고 언젠가부터 새해를 집에서 조용히 맞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이렇게 글로벌하게 카운트다운을 하며 마흔네살이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순전히 죽마고우와 충동적으로 떠난 여행 때문이었습니다.

10대 때는 어서 스무살이 되고 싶었습니다. 대학생이, 어른이 되고 싶었다는 게 더 정확한 말이겠지요. 20대 때는 서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불안하고 가난하고 불투명한 터널을 어서 통과하고 진짜 어른이 되고 싶었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도 한몫했지 싶습니다. 30대 때는 마흔이 되고 싶었습니다. 여전히 진짜 어른이 아님을 깨닫고는 ‘불혹’(不惑)을 동경하게 됐습니다. 불혹을 넘긴 지 몇년 된 지금도 ‘불같은 유혹’에 새털처럼 흔들리긴 하지만요.

40대 초반, 쉰이 되고 싶진 않았습니다. 세월이 딱 멎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4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고, 지금껏 경험에 따르면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50대에 진입하겠죠. 쉰이 되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 일입니다. 왜인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희끗한 머리, 적당한 주름, 희미한 연륜의 향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꽤나 멋진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회사 승강기에서 이런 글을 봤습니다. “나이가 드니까 안 노는 게 아니다. 놀지 않기 때문에 나이가 드는 것이다.”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한 말이라고 합니다. 무릎을 쳤습니다. 이젠 이런 말을 하고 싶군요. “놀면서 나이 들자.” 나이는 나이대로 먹고도 늘 즐겁게 노는 것, 그게 나이를 잘 먹는 비결 아닐까요? 2016년 올 한 해도 esc와 함께 신나게 놀아봅시다.

서정민 esc팀장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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