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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팀장의 고해성사

등록 2016-01-27 20:23수정 2016-01-28 09:59

[매거진 esc] 공유하기
지난 화요일, ‘그럼에도 바이크’ 칼럼을 연재하는 MOLA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심한 감기에 걸려서 병원에 다녀왔어요. 마감이 늦어질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이런, 강추위에 감기 걸렸구나,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인데,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칼럼을 받고 나서야 감기 걸린 게 나 때문이란 걸 알았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던진 말이 화근이었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에도 바이크 타?” “그럼요. 오늘도 탔는데요.” “그래? 며칠 뒤면 올겨울 가장 강력한 추위가 온다던데, 그날도 바이크 타고 그걸로 칼럼 쓰면 되겠네.” “….” 절반은 농담(절반은 진담)이었는데, 그걸 새겨두었나 봅니다. 급기야 추위가 최고로 기승을 부리던 지난 일요일 바이크를 탔고, 그 잊지 못할 경험을 칼럼에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내 이름을 친히 명기하며 “다음 겨울에 꼭 바이크를 타보기 바란다”는 협박 같은 권유와 함께요. 속죄하는 마음으로 바이크를 배워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이병학 여행 담당 기자는 한반도가 강추위로 얼어붙었을 때 외국에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외국이 북극 바로 아래였다는 겁니다. 핀란드 북부 라플란드 지역의 소도시 키틸레에 갔는데, 요즘 <꽃보다 청춘>으로 관심을 끄는 아이슬란드보다 더 북쪽이라는군요. 무려 영하 40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추위 속에서 오로라를 보겠다고 동분서주하던 눈물의 여행기가 이번주 여행면에 생생하게 실렸습니다.

미안합니다. 팀원과 필자를 극한 추위의 험지로 보내놓고, 나는 지난 일요일 춥다며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 죄를 어찌 갚을까요? 이번주 커버스토리에 실린 달달한 디저트로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을까요? 너무 맛있어서 번개처럼 빨리 먹어치운다 해서 프랑스어로 ‘번개’를 뜻하는 이름을 얻은 디저트 ‘에클레르’를 대접할까 합니다. 얼음은 불(번개)로 녹여야 하는 법이니까요.

서정민 esc팀장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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