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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는 ‘핫 플레이스’가 아니다

등록 2016-03-23 20:46수정 2016-03-24 09:13

[매거진 esc] 공유하기
일상에서 탈출(escape)해 재미있게 놀아보자는 취지로 만든 esc의 특성상 이제 막 뜨기 시작하는 동네를 많이 다뤘습니다. 가로수길, 경리단길, 부암동, 연남동, 연희동, 성수동, 서촌 등이 그렇습니다. 꼭 esc 기사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지금 이들 동네에는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립니다.

그러면서 새삼 주목하게 된 현상이 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 낙후된 구도심이 활성화되면서 사람들과 돈이 몰리고, 결과적으로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을 뜻합니다. 밝은 면과 어두운 면 모두 내포하고 있는 이 말은 요즘 우리 사회에서 유독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입니다. 좀 뜬다 싶으면 부동산 값이 말도 안 되게 치솟는 지금 상황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게 큰 숙제로 다가왔습니다.

‘을지로’를 그냥 커버스토리도 아니고 4개 면에 걸쳐 집중 해부하기로 했을 때, 다른 한편으로 떠올린 건 젠트리피케이션의 폐해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동네가 갑자기 확 뜨면서 부동산 값이 치솟아 원래 있던 사람들이 밀려나는 건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금요일 을지로 골목길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우려를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작은 철공소들이 몰려 있는 산림동은 결코 뜨는 동네가 아니었습니다.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의 터전인 동시에 점차 무너지고 사라져가는 공간이었습니다. 좁고 후미진 골목길 사이로 유독 셔터가 내려져 있는 집이 많았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동네 전체가 멈춰버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 빈집에 예술가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개성적인 작업실 겸 카페도 생겨났습니다. 철공소 사장님들도, 오래된 노포들도 생기를 되찾습니다.

을지로만은 ‘구도심 재생’이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흘러갔으면 합니다. 우리가 을지로에 주목한 것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니까요.

서정민 esc팀장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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