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왕뚜껑’과 모자 전문 브랜드 ‘햇츠온’의 협업 제품. 업체 제공.
패션·뷰티 못지않게 컬래버레이션이 활발한 분야는 식품업계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15일 오리온과 손잡고 판교점 지하 1층에 ‘초코파이 하우스’를 연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에도 빙그레와 손잡고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옐로우 카페’를, 올해 초에는 광동제약과 손잡고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에 ‘비타민 청춘카페 by 비타500’을 선보였다. 초코파이로 만든 디저트, 바나나맛 우유로 만든 셰이크와 라테, ‘비타500’을 섞어 만든 차와 음료를 파는데, ‘디저트 맛집’ ‘이색 카페’ 등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계 컬래버레이션은 의류 브랜드에 자사 상품을 입히는 형태가 특징이다. 기존 제품임에도 신제품 느낌을 줘 소비 욕구를 자극할 뿐 아니라 젊은층 공략에도 유리해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협업 사례도 확대되는 추세다.
동서식품은 최근 캐주얼 의류 브랜드 흄(HUM)과 협업해 ‘핫초코 미떼 디자인 맨투맨 티셔츠'(이하 ‘미떼 티셔츠')를 출시했다. 핫초코가 담긴 머그컵과 미떼 로고를 가슴 왼쪽에 프린팅해 포인트를 준 것이 특징이다.
팔도는 지난달, 1990년 출시한 ‘왕뚜껑’의 누적판매 17억개 돌파를 기념해 모자 전문 브랜드 햇츠온(HAT’S ON)과 협업해 이색 컬렉션을 선보였다. ‘왕뚜껑’ 제품을 뒤집으면 모자 모양과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했으며 스냅백, 버킷햇, 비니 등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이에 앞서 롯데제과는 올여름 질바이스튜어트와 협업해 인기 제품인 ‘죠스바’의 로고와 이미지를 담은 티셔츠, 셔츠, 블라우스 등 7가지 패션 제품을 선보였다. 한입 베어 먹은 듯한 아이스크림의 이미지, 죠스바의 상징인 회색과 진분홍색을 제품 곳곳에 포인트 색상으로 활용했다. 그 인기의 여세를 몰아 롯데제과는 9월에도 질바이스튜어트와 손잡고 ‘마가렛트’, ‘빠다코코낫’이 프린트된 제품을 출시했다.
농심은 지난여름 대표 스낵인 ‘새우깡’과 패션브랜드 에잇세컨드와 손잡고 새우깡 이미지를 위트 있게 재해석한 티셔츠, 스커트, 에코백, 양말 등 45개 제품을 선보였다. 2012년에도 유니클로와 손잡고 ‘신라면’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 ‘신라면 UT’를 판매하는 등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코카콜라사도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업체다. 사이다 브랜드인 스프라이트는 3년째 스포츠·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매년 여름 ‘서머 컬래버레이션’을 출시 중이다. 지난해에는 배럴과 ‘서머 스페셜 에디션’을, 올해는 아디다스와 ‘스프라이트×마이아디다스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탄산수 브랜드 ‘씨그램’은 올해 아트디렉터 김대홍과 협업해 동양의 미인도를 서구적으로 재해석한 ‘씨그램 미네랄워터 아티스트 에디션’을, 국내 유명 타투이스트이자 비주얼 아티스트인 노보(NOVO)와의 협업으로 ‘씨그램×노보 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10월 음료 브랜드인 ‘글라소 비타민워터’는 신진 팝아티스트 임지빈과 ‘글라소 비타민워터 아트 컬래버레이션 에디션’을 출시했다.
X
엑스. 알파벳 24번째 글자. 알 수 없는, 잘 모르는, 미지의 무엇을 뜻한다. 수학에서는 방정식의 해를 구하려는 문자, 미지수로 ‘X’를 사용한다. 미제 사건을 엑스파일(X-file)로 표기할 때도 여기에서 파생한 의미라 하겠다. 로마자 ‘X’는 숫자 ‘10’을 상징하며 거절(NO)의 의미로 ‘X’를 쓰기도 한다. 두 수의 곱셈 기호 ‘X’로, 컬래버레이션(협업)의 의미도 있다. 사회·이념 문제보다 개인의 삶과 멋, 개성을 중시하는 과거 신세대, 즉 1970년대생·90년대 학번을 ‘X세대’로 통칭하기도 한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