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봄을 앞두고 산뜻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변신을 꾀하는 이들 사이에서 자주 오르는 말이 있다. “단발해볼까?” 긴 머리가 싹둑 잘려 나가는 쾌감을 한번쯤 맛본 이라면 더욱 그 욕구를 억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고민이나 정보 탐색 없이 도전한다면 후회할 확률이 높다. 같은 단발이라도 얼굴형에 따라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진다. 더구나 한 번 자르고 나면 다시 기르는 데 오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만큼 신중해야 한다. “설현, 수지, 송혜교처럼 해 달라”고 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배우만큼 외모가 화려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송혜교와 다른 얼굴모양인데 그처럼 하면 안 어울리는 건 당연지사. 다양한 얼굴형에 어울리는 단발 스타일을 현태 라뷰티코아 청담점 대표원장과 태양 ‘아티스트 태양’ 헤어디자이너에게 들어봤다.
뭐든 오케이, 달걀형
태양(이하 태)·현태(이하 현) 모발 길이와 웨이브 굵기 등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스타일의 단발이든 소화가 가능하다. 취향에 따라 다양한 변신을 시도해보기 바란다.
둥근형엔 물결치는 웨이브 단발
태 얼굴을 길어 보이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중성미가 돋보이는 커트 단발이 가장 잘 어울린다. 또 생머리가 일자로 내려오는 일명 똑단발, 미디엄 단발(길이가 턱선 아래. 턱선 기준 5~8㎝ 정도)도 추천할 만하다. 하지만 모질이 억세거나 곱슬머리라면 손질이 매우 힘들 수 있다. 단발 커트와 동시에 매직스트레이트나 볼륨매직 파마를 하면 관리가 수월해질 뿐 아니라, 깔끔하고 단정한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앞머리를 없애거나 짧게 잘라 발랄하게 연출하는 것도 좋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웨이브를 넣어도 멋지다. 다만 모발 색이 너무 밝아 얼굴이 부어 보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현 통통하면서 살쪄 보이는 것을 보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동그란 얼굴에는 층이 많은 커트 단발과 웨이브를 살린 스타일이 좋다. 턱선보다 조금 긴 길이에 C컬, S컬 웨이브를 넣으면 시선이 분산돼 보이는 동시에 어려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앞머리를 만들 경우에는 눈썹이 보이는 처피뱅처럼 짧은 앞머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롱뱅이나 가벼운 시스루뱅을 추천한다. 머리 윗부분을 볼륨감 있게 세워주고, 뒷머리는 너무 짧지 않게 해야 한다. 곱슬머리나 펌, 지나치게 짧은 단발은 추천하지 않는다. 아래턱에서 3~5㎝의 길이가 적당하다. 뒷목선이 3분의 2 보이는 형태다. 추천 모발 색상은 와인, 딥로즈, 딥보르도 등 레드 계열이다.
각진(사각)형, 시선 분산이 중요
태 턱이 각진 편이라면 턱선을 보완할 수 있도록 얼굴을 감싸듯, 미디엄 단발에 완만한 C컬 펌을 한 단발을 추천한다. 정수리(톱) 부분의 볼륨을 살리고, 두상에 따라 약간의 층을 줘 입체감을 주면 인상이 부드러워진다. 자칫 남성스럽게 보일 수 있는 점도 보완할 수 있다. 쇼트커트 단발(길이가 턱선 위)은 턱선, 광대 등 각진 부분을 도드라지게 강조하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앞머리가 있다면 뱅스타일(앞머리를 짧게 내려 자른 머리스타일), 특히 사이드뱅(머리카락이 옆으로 흐르게 자르는 것)이 어울린다. 없다면 앞가르마나 옆가르마를 권한다. 광대가 도드라지는 경우는 일직선으로 자른 앞머리가, 튀어나온 광대를 더 도드라져 보이게 하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현 긴 머리가 잘 어울린다. 가급적 길든 짧든, 단발을 하지 않는 게 낫다. 하지만 굳이 하겠다면 어깨를 살짝 덮는 길이(아래턱선 기준 5~10㎝)가 좋다. 여기에 얼굴선을 따라 머리를 잘라주면 갸름해 보인다. 머리카락 끝에 러블리 펌이나 C컬 펌을 해 살짝 웨이브를 넣어도 좋다. 과장된 볼륨 펌이나 지나치게 짧은 단발은 추천하지 않는다. 앞머리를 내리기보다는 없앨 것을 권한다. 머리를 윗부분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옆으로 내려오게 하면 턱으로 가는 시선이 분산된다. 각진 얼굴형의 단점을 보완해준다. 모발 색상은 퍼플, 아쿠아블루, 오렌지, 올리브그린 계열을 권한다.
단발 최고봉은 장방형(긴형)
태 단발이 가장 잘 어울리는 얼굴형이다. 단, 긴 목의 장방형은 어중간한 길이의 단발이나 어깨에 머리카락이 살짝 닿는 정도의 길이는 피해야 한다. 턱선보다 짧게 자르고, 굵은 S컬 펌을 해 볼륨이 가로로 살아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턱선보다 약간 짧은 길이의 일자 단발에 앞머리를 내려 이마를 완전히 덮는 스타일도 잘 어울린다. 염색을 한다면 머리의 뿌리는 어둡고 점점 밝아지는 특수염색의 한 종류인 옹브레(ombre) 방식을 권한다.
현 짧은 단발 못지않게 미디엄 단발도 잘 어울린다. 뒷목선이 3분의 1 정도 보이는 게 예쁘다. 풍성한 볼륨 펌과 C컬 또는 자연스러운 S컬 펌을 같이 하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웨이브가 생긴 머리가 입술 위치에 맞춰지면 긴 턱이 상대적으로 짧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정수리에 볼륨 펌을 하면 얼굴이 더 길어 보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모발은 밀크브라운, 캐러멜브라운, 골드브라운 등의 색상을 추천한다.
역삼각형, 앞머리 내리면 더 젊어 보여
태 턱선이 갸름한 역삼각형은, 시크하고 세련된 매력을 더 강조하고 싶다면 미디엄 단발보다는 쇼트커트 단발이 낫다.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면 밋밋한 단발에 생기도 불어넣을 수 있다.
현 일반적으로 미디엄 단발이 잘 어울리는 편이다. 스트레이트보다 웨이브 스타일을 추천한다. 커트와 함께 볼륨 C컬 펌을 권한다. 앞머리를 내리는 뱅스타일을 하면 어려 보이는 효과가 있다. 모발 색상은 은은한 느낌을 주는 라이트블루, 브라운, 핑크브라운 등이 적합하다.
하트형, 가르마가 필수
태 넓은 이마와 좁은 턱을 가진 얼굴형이라면 턱선에 닿을 정도 길이의 단발을 추천한다. 앞머리를 내리면 얼굴 길이가 더 짧게 보일 수 있으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3 대 7’ 로 가르마를 탄 후 부스스해 보일 정도의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더하면 여성스럽고 세련돼 보인다.
현 뒷목선이 3분의 1에서 3분의 2 정도 보이게 자른 단발이 예쁘다. 가르마를 ‘2 대 8’, ‘1 대 9’로 과장되게 나눈 후 볼륨 펌을 해 색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도 좋다. 앞머리가 있다면 볼륨 펌을 추천한다. 지나치게 밝은 컬러는 얼굴만 ‘동동’ 떠 보일 수가 있다. 모발 색상은 부드러운 톤의 와인, 퍼플, 브라운 계열을 추천한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단발
단발: 머리카락 길이가 어깨선 남짓 되는 머리 모양. ‘단발병’이란 용어가 봄철마다 유행. 단발머리 모양이 잘 어울리는 연예인을 보고 단발로 머리를 자르고 싶어 하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머리카락을 길게 기르지 않고 단발을 고수하는 사람을 이르기도 한다. 배우 고준희는 대표적인 연예인. 최근 배우 김남주는 드라마 <미스티>에 단발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