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ESC] 손아섭과 봄

등록 2018-04-11 19:52수정 2018-04-11 19:56

[ESC] 향이네 식탁
2017년 10월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경기. 롯데 손아섭이 5회초 2사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10월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경기. 롯데 손아섭이 5회초 2사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자리를 빌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 선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래전 일입니다. 벌써 8년이 지났군요. 햇살이 거리를 가득 메운 계절, 전 함성 가득한 인천 문학구장을 찾았습니다. 자이언츠 더그아웃에 있던 가르시아 선수 옆에 딱 붙어 있었지요. 그의 한식 사랑 취재차였어요. 그날 롯데 자이언츠는 넉 달 넘게 1위를 달리던 에스케이 와이번스를 상대로 3점만 내주고 이겼습니다. 팬들은 홈런을 날린 가르시아를 “가가, 가르시아, 가르시아~” 외치며 환호했죠. 그의 조국인 멕시코 국기를 든 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을 추억하면서 왜 손아섭 선수냐고요? 가르시아가 “코리아 바비큐(한우구이)와 냉면”을 최고로 꼽는 것만으로는 그의 평소 한식 사랑의 깊이를 알 수 없어서 가까운 동료인 손 선수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선수들이 하나둘 떠나자 부족한 감이 있었던 저는 손 선수의 핸드폰 번호를 알아내고는 헤어졌습니다. 돌아와 다시 전화해 그에게 물었죠. “가르시아가 삼겹살도 좋아하나요? 회는요? 처음 간 고깃집이 부산 어떤 대학교 앞이라던데 어디예요?” 집요하게 물었죠. 친절하게 그는 답하면서 한마디를 더 하더군요. “그런데 경기 얘긴 안 물어보시나요?”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신에 대해선 한마디도 안 물어보는 기자가 이상했겠죠.(물론 인터뷰 취지는 말했습니다만) 피곤했을 터인데 말이죠. 당시 감사 인사를 충분히 못 했어요. 고맙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지금 손 선수는 8년 전과 견줘 엄청난 대선수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의 그런 성품이 밑거름되었겠죠.

제게 봄은 야구입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꽃처럼 겨울 내내 혹독한 전지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활짝 핀 목련꽃처럼 그라운드에서 기지개를 켜는 봄, 전 그 봄이 그래서 좋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노래 ‘벚꽃 엔딩’, 화병 속 개나리, 달콤한 꽃차로 자신의 봄을 시작한다는군요. 이번주 ESC 주제입니다. ‘봄이 온다’ 그리고 꽃!

박미향 팀장 m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1.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2.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3.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4.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5.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