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일 밤, 박찬일 요리사와 최갑수 여행작가를 만났습니다. 박찬일 요리사는 ‘글 잘 쓰는 요리사’로 알려졌는데요, 그저 외식업계에서 유명했던 그가 이젠 대중도 얼굴을 쉽게 알아보는 인사가 됐더군요. 수줍게 그에게 다가와 사진을 찍자는 팬들을 목격했답니다. 재밌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어요. 그도 그런 팬이 낯선지 어색해하면서 일어나 응대를 하더군요. 스타도 수줍고, 팬도 수줍어하는 장면은 생경하지만, 흐뭇했어요. 아마도 그가 음식프로그램 <수요미식회>에 출연하면서부터인 듯합니다.
그와 최 작가는 최근 재밌는 일을 벌이고 있답니다. 일본 후쿠오카를 자주 간다는군요. “왜요? 가서는 무엇을 하시나요?” 그들은 하루에 식당 30여곳을 다니며 ‘먹고 마시고 즐기고’ 있다고 해요. 최 작가는 “아무리 음식을 좋아해도 하루 30곳을 다니기는 쉽지 않다”고 했어요. 글뿐만 아니라 여행 사진도 꽤 수준급인 최 작가가 카메라를 들고 식당의 메뉴를 찍는답니다. 아마도 곧 이들의 땀방울이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겠죠.
지금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달려가는 이들의 반짝이는 눈동자는 항상 저를 긴장하게 합니다. 경외감이 들어 박수를 보내지만, 한편으로 스스로 반성이 되는 거죠.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을 시작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그저 일상이 저를 지배하도록 방치하고, 일수 장부 도장 찍듯 매일을 보내고 있지요. 하지만 지난 5월께 다녀온 포르투갈 여행을 이번 주 ESC에 실으면서 조금씩 변화의 시동이 걸리고 있답니다. 당시 저를 휘감았던 대서양 바람 앞에서 했던 약속들이 기억나기 시작한 겁니다. 저처럼 열정이 옅어지기 시작한 이를 위해 포르투갈 여행의 이모저모를 소개합니다.
참, 잊을 법했군요. <미미시스터즈>의 멤버 ‘작은 미미’가 흥미진진한 인도 살이 이야기로 독자님을 격주로 찾아갑니다. 드라마 작가이기도 한 그의 인도 얘기는 한마디로 ‘멋집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