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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카페형 잡지와 구독인간

등록 2020-05-07 11:06수정 2020-05-07 22:18

성수산방 2층 서점 풍경. 박미향 기자
성수산방 2층 서점 풍경. 박미향 기자

‘카페형 잡지’란 게 있습니다. 말 그대로 카페에 장식용으로 두면 실내 분위기를 힙하게 띄워주는 잡지들입니다. 소량 발간합니다. 잡지명 대부분은 생소합니다. 발행인은 <한겨레21>처럼 온 국민이 자신의 잡지를 알길 바라지 않습니다. 발행인이 선택한 취향을 고르는 소수의 마니아 독자를 원합니다.

지난주 서울 성수동 일대를 낡은 신발을 끌고 터덜터덜 다녔습니다. ‘성수연방’에 발길이 닿았지요. ‘아, 요즘 회자되는 그 성수연방이 여기에 있었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있나요. 성수연방 자체가 ‘취향 저격’이더군요. 1층엔 빈티지 의류, 미니멀리즘이 투영되다 못해 새겨진 그릇들, 거대한 통나무 식탁 등이 가득하더군요. 2층 서점에서 ‘카페형 잡지’ 여러 종류를 발견했습니다. 먹이를 채집하기 위해 너른 하늘을 유유히 나르는 매처럼 잠시 앉아서 판매대를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희한하더군요. ‘그 잡지의 그 사람’이란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겁니다. 옷차림과 말투, 몸냄새 등이 비슷한 이들은 같은 잡지를 골라 보고 있더군요. 잡지가 마치 분류표 같았어요.

그야말로 취향 시대입니다. 자기만의 취향이 없는 이는 만나기도 싫다고 말한 지인도 있습니다. 지루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뜨끔했습니다. 바르게 사는 데, 친구를 사귀는 데 취향이 있고 없고가 잣대가 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기준점이 조금씩 눈금을 옮기고 있군요.

구독이야말로 취향을 제대로 반영하는 행위입니다.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 이와 뉴스레터 뉴닉을 챙겨 받는 이와는 분명 차이가 있겠지요. 이번 주 ESC는 ‘구독인간’을 조사했습니다. 다양한 취향을 구독하고, 자신의 취향을 다른 방식으로 퍼뜨려 사람들과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드는 이들이죠. 이 신인류가 점차 느는 추세랍니다. 자, 당신은 ‘구독인간’인가요?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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