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에서 카누를 즐기는 김선식 기자.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지난달 테슬라의 시이오(CEO) 일론 머스크가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든 생각은 그의 ‘비밀 학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삶의 중심이 튼튼한 그의 여러 가지 선택 중에 ‘비밀 학교’가 있는데요, 프리메이슨 같은 조직은 아닙니다.
그는 자녀가 5명입니다. 모두 유명한 사립학교에 다녔죠. 여기까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얘기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6년 전 그는 돌연 자녀 모두를 그만두게 하고 자신이 세운 학교 ‘애드 아스트라’(Ad Astra·별을 향해)에 입학시킵니다. 이 학교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기 때문에 ‘미스터리 학교’라고도 불리지요. 전교생이 31명이란 것, 대화식 교육, 윤리 등 도덕성 함양 추구, 학년이 없다는 점 정도만 알려져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이 불러올 분홍빛 세상보단 암울한 미래에 대해 자주 경고해왔죠. 그는 공포의 대상인 인공지능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에도 우리의 가치를 지키고 이어갈 교육을 펼치려고 했던 것일까요? 그의 우주선이 더 높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그의 우주선이 화성이나 목성에 닿을수록 ‘애드 아스트라’가 궁금해질 거 같습니다.
그곳을 취재하고 싶은 욕구가 풍선처럼 커지는 날입니다. 호기심은 기자가 갖춰야 할 덕목인데요, 전 유난히 새로운 것, 신기한 얘기에 가슴이 뜁니다. 그래서 이번주 ESC 카누 이야기에도 가슴이 쿵쾅거립니다. 휘청휘청 흔들리는 작은 배에서 김선식 기자처럼 누워 일론 머스크가 닿길 원했던 하늘 너머 우주를 보고 싶군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건 생명력 넘치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겠지요. 카누, 패들(노) 저어봅시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