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인 사진기자로는 처음 퓰리처상을 수상한 <로이터>의 김경훈 기자는 수상 이후 한 가지 질문을 자주 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시엔엔>(CNN) 등 여러 방송에 출연해 포토저널리즘과 사진기자의 세계를 얘기한 바 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취재 현장은 어디였나요?” 그는 “워낙 많아서 한 곳만 말하기 힘들다”고 한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저도 제가 자주 듣는 질문 한 가지가 떠올랐지요. “가장 맛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속으로 생각하지요. ‘맛있는 곳?’ 글쎄요. “최근 간 곳은 어디입니까?”로 고쳐 다시 질문해달라고 합니다. 가장 맛있는 곳이요? 글쎄요. 맛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해 줄 세우기에 모호합니다. 층위가 매우 다양해서 애초 비교 불가능하지요. 우리네 평양냉면과 프렌치 양파 수프를 어떻게 비교하겠습니까? 탄생 배경부터 다른 음식인걸요. 그저 자신과 잘 맞는 음식이 있을 뿐이죠. 늘 먹거리 뉴스를 취재하는 음식문화기자는 단골집이 없습니다. 최근에 간 곳만이 있을 뿐이죠.
사람마다 생각이 참 다르지요. 유선주 객원기자가 ‘우산’ 얘기를 했을 때 제 머리를 퍼뜩 스치고 지나간 건 칵테일이나 아이스크림에 꽂는 장식용 우산이었습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빨간색 우산을 꽂으면 눈부터 맛있습니다. 칵테일도 마찬가지죠. 주방의 필수품은 아니지만, 있으면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게 장식용 우산입니다. 비 올 때 쓰는 우산도 그렇다는군요. 장마철입니다. 우산 이야기로 한 주 시작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