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주 객원기자가 배송 받은 식물과 포장재. 유선주 객원기자 제공
기다려도 오지 않습니다. 목이 빠질 지경입니다. 한 온라인 서점에 책 10권을 주문했는데, 열흘이 넘었는데도 오지 않네요. 빨리 읽어야 할 건 아니지만, 계획이 틀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마도 코로나19 때문에 배달이 늘면서 벌어진 일이겠지요. 지금 도로엔 달리는 라이더들만 가득합니다.
지난주 재택근무하면서 한 유명한 베이커리의 빵들을 한 배달 플랫폼을 통해 주문했습니다. ‘앙버터샌드위치’, ‘더티초코’, ‘까놀레’(카넬레) 등을 말이죠. 이 중 카넬레(Canele)는 프랑스 디저트의 일종인데, 한 손에 폭 들어가는 작은 크기에 쫀득한 식감이 자랑인 먹거리죠. 전 카넬레를 덥석 물면 재택근무가 도발하는 우울한 감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지 않는 겁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말이죠. 전 업장과 플랫폼에 연신 전화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마음을 더 무겁게 하더군요. “코로나19 상담이 제한될 수도 있으니….” 결국 업장의 종업원이 플랫폼에 문제 제기해 해결했습니다. 플랫폼 직원이 전화로 사과하며 말하더군요. “라이더분이 주문하신 걸 문 앞에 놓고 가셨는지 아닌지 기억이 안 나신다고 합니다.” 결국 그날 재택 우울은 저를 점령하고 말았습니다.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풍경입니다. 라이더를 흉볼 생각은 없습니다. 일감이 몰려드니 실수도 할 수 있는 거지요.
배송이 일상이 되면서 비단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배송 실수만 있는 건 아닙니다. 엄청나게 많은 포장재는 골칫덩어리입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ESC가 준비했습니다. 최근 부는 포장재 트렌드를 알려드립니다. 친환경 소재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간의 능력은 놀랍습니다. 반드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야 맙니다. 희망은 우리의 선택에 있습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