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전곡항. 다양한 요트 투어를 즐길 수 있다.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사람이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고요? 너무 진부한 말입니다. 나이와 눈물의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따지기는 어렵습니다. 무언가가 감정의 방아쇠가 되어 당겨지면 툭 튀어나올 수 있는 게 눈물이죠. 오늘 제 눈물의 방아쇠는 소설가 최진영의 글이었습니다. 손가락소설 11월의 작가로 그를 모셨는데, 그가 보내온 글에는 참혹하거나 가혹하거나 비참한 이야기가 없는데도 눈물이 핑 돌게 하더군요.
코로나19가 다시 그 세를 확장하고 있다지요. 더 짙어진 코로나블루가 누군가에게는 저의 ‘최진영’처럼 방아쇠가 될 수도 있겠어요. 물론 저의 방아쇠와는 다소 결이 다르긴 하지만요.
어쨌든 그렇다고 마냥 코로나블루에 잠식당한 채 보석 같은 시간을 흘려보낼 순 없습니다. 몰입할, 코로나블루에서 탈출할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이번주 ESC가 준비한 건 ‘마린 라이프’인데요, 이것이 그런 ‘무언가’ 중 하나가 되면 좋겠습니다. 가을 햇살이 버무려진 짠맛 나는 바닷바람, 그 바람이 살포시 앉은 요트 돛, 그 돛이 이끄는 바다 여행의 참맛 등. 생각만 해도 두근거립니다.
최근 요트를 이용해 ‘마린 라이프’에 빠진 이들은 말합니다. 배 위에서 설탕 뿌린 듯 반짝이는 물결을 보고, 섬을 한번 휘돌고 나온 바람을 만나면 모든 게 괜찮아질 것 같다고요. 굳이 요트를 사지 않아도 됩니다. 전국 수십군데 항구에서 다양한 요트 투어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는군요. 몇 만원이면 1~2시간 바다 여행에 푹 빠질 수 있습니다.
저도 기억을 더듬어보니 요트 투어를 한 적이 있더군요. 5년 전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신 후 허망해하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제주에서 1시간짜리 요트 투어에 몸을 실었지요. 청량한 바닷바람이 강해질수록, 펄럭이는 돛이 날개를 펼수록 어머니의 낯빛은 더욱 검어졌지만, 1시간 뒤 요트에서 내리실 때는 조금 달라지신 모습에 안심되었답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