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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전통주도 ‘라방’ 시대

등록 2021-01-15 07:59수정 2021-01-15 09:13

‘라방’으로 판매하는 전통주. 사진 이대형 제공
‘라방’으로 판매하는 전통주. 사진 이대형 제공

티브이 방송 채널을 돌리다 잠깐씩 들리는 목소리에 시선이 멈췄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가격이면 꼭 장만해야겠네요!” 익숙한 쇼핑 호스트들의 목소리다. 우리나라 티브이 홈쇼핑의 역사는 1995년 홈쇼핑 채널 2개로 시작했다. 문 연 첫날 그중 한 채널은 제품 174개를 팔아 매출 1570만원의 성과를 올렸다. 뻐꾸기시계가 가장 많이 팔렸는데, 49개였다고 한다. 요즘 홈쇼핑의 하루 매출액은 약 30~40억이라고 하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과거 물건 판매 방법은 단순했다.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거나 물건을 들고 다니면서 판매하는 식이었다. 케이블 방송의 출발과 함께 티브이 홈쇼핑 시대가 열렸고, 인터넷의 발달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시대에 이커머스는 날개를 다는 모양새다.

최근 실시간 방송으로 상품을 소개·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도 주목받고 있다. 티브이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이 혼합된 형태이다. 줄여서 ‘라방’이라고도 한다. 네이버의 ‘쇼핑라이브’, 카카오의 ‘카카오쇼핑라이브’, 롯데쇼핑의 ‘온 라이브’, 롯데백화점의 ‘100라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라이브 커머스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방송하고 물건을 팔수 있다는 것이다. 상호 소통도 가능하다. 이용자들은 채팅을 통해 진행자 혹은 다른 구매자와 실시간 소통할 수 있다. 상품 정보 실시간 교환을 통해 비대면 온라인 쇼핑의 단점을 보완한다. 업계는 2023년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가 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라이브 커머스 시장도 홈쇼핑처럼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전통주도 해당한다. 전통주도 티브이 홈쇼핑 판매를 시도한 적은 있다. 하지만 법적인 규제로 진출은 무산됐다. 이제 전통주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눈 돌리고 있다.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기에 문제가 없다. 물론 조건은 있다. 일정 금액 이하는 할인 판매를 못 한다. 음주 장면은 판매촉진의 수단으로 금지되어 있다.

전통주 ‘라방’은 태동기다. 전통주 콘텐츠 전문 채널 ‘대동여주도’는 전통주 라이브 커머스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 잼라이브 등의 채널과 협업해 전국 각지에서 생산하는 술과 양조장을 알리고 있다. 최근 방송은 12만명이상 시청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은 편이다. 술 유통 업체인 술마켓도 ‘2020 우리술 품평회’ 수상작과 연계한 ‘라방’을 선보였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1시간가량 진행된 ‘올해의 우리 술 특집’ 방송은 누적 시청자 10만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라방’은 영세해서 홍보 등에 어려움이 있는 전통주 양조장에게 도움이 된다.

과거 전통주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중장년층만 즐기는 술이라는 편견이 굳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당장 ‘라방’을 통한 매출은 적을 수 있지만, 곧 자리를 잘 잡을 것이다. 지금 인터넷에 접속해 전통주 ‘라방’을 예약해봐야겠다.

이대형(경기도 농업기술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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