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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새해 목표는 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

등록 2021-01-28 07:59수정 2021-01-28 09:37

전통주 소믈리에 대회.
전통주 소믈리에 대회.

얼마 전 개그맨 정준하가 한 방송에서 막걸리 맛을 보고 제품 맞추기 대결을 하면서 본인을 ‘전통주 소믈리에’라고 소개했다. 개그맨 류담도 전통주 소믈리에 시험에 합격했다고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올렸다. 외국인 중 전통주 방송에 출연했던 더스틴 웨사도 자신을 전통주 소믈리에라고 소개한다. 이처럼 알게 모르게 전통주 소믈리에가 주변에 많아지고 있다. 아직 전통주도 낯선데, 전통주 소믈리에는 무엇이기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일까?

‘소믈리에’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작은 범위에선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주고 서비스하는 사람’을 말한다. 큰 범위에선 와인을 시음·평가·관리 등 식료품 전반을 담당하는 이를 말한다. 최근에는 와인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관능 및 평가를 하는 전문가들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확장됐다. 워터 소믈리에, 티 소믈리에 등이 대표적이다.

와인 산업에서 소믈리에는 와인이나 매장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다. 소비자에게 와인이 생산된 나라의 토양, 포도 품종, 지리, 기후를 설명하는 안내자다. 와인과 관련된 인물, 다양한 에피소드 등을 설명할 때는 문화 해설사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소믈리에는 와인의 문화를 소개하는 스토리텔러이자 길잡이이다.

소믈리에는 와인의 표현을 풍부하게 만드는 사람이기도 하다. 와인의 관능을 비교하고 설명을 하면서 표현이 다양해지고 체계적으로 바뀐다. 취하기만 하는 술이 아닌 맛과 향을 즐기는 술로 변화시킨 것이다.

소믈리에의 중요성을 일찍 인식한 술 생산 국가들은 자신들의 술을 설명하고 평가하는 소믈리에 직업군을 만들었다. 일본에는 키키자케시(きき·酒師)가 있다면 맥주 업계는 시서론(cicerone)이라는 자격증이 있다. 위스키 업계에선 바텐더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중국 역시 백주(고량주)를 관능평가 할 수 있는 전문가를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과거 우리는 전통주를 설명하는 소믈리에 같은 직업군이 없었다. 전통주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소믈리에 일을 할 직업군에 대한 요구가 생겨났고, 중요성도 인식하기 시작했다. 전통주 전문 교육기관에서 전통주 소믈리에 강의가 개설되었다. 수업을 듣고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에게 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을 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전통주 종사자들이 필요 때문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금은 일반인들도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와인은 취미 또는 체계적인 공부를 위해 일반인들도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을 많이 한다. 전통주도 이제 그러한 시대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전통주 소믈리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도 늘고 있다. 전문점이나 박람회 등에서 그들의 활동은 돋보인다. 전통주 소믈리에들의 실력을 겨루는 대회도 생겨나서 매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통주의 소비 증가는 전통주 소믈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소믈리에 수업을 듣기 위해 대기 중이다. 새해 누구나 건강관리, 취미생활, 공부 등 새로운 목표를 다짐한다. 올해 새해 목표는 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으로 삼아 보는 건 어떨까. 전통주도 마시고 공부도 하고 일거양득이 이런 게 아닐까!(끝)

글∙사진 이대형(경기도 농업기술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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