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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부산 가면 ‘고기’ 가볼까?

등록 2021-04-09 04:59수정 2021-04-09 22:02

이우석 제공.
이우석 제공.

서울 사람들이 부산에 가면 대개 회를 찾는다. 부산은 곧 생선회란 공식이 뇌리에 박힌 탓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2대 도시 부산에는 의외로 소문난 고깃집들이 많다. 부산에도 회라면 전혀 입에도 못 대는 이가 산다.(이 중 몇 명을 알고 있다). 양대창은 물론, 불고기, 삼겹살 맛집이 수두룩하다. 이중 소갈비는 당장 떠오르는 유명 맛집이 부산에 있다.

오죽 좋으면 갈비에는 ‘먹는다’ 대신 ‘뜯는다’는 말이 따로 붙을까. 소갈비야 대대로 한국인이 최고로 치는 식재료이니 당연히 부산에서도 비싼 메뉴 축에 든다. 1980년대 이후 전국에 널리 생겨난 소 갈빗집은 인기 관광지역인 해운대에도 들어섰는데 이중 가장 오래된 곳이 바로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집’이다. 부드럽고 고소한 한우 암소의 갈빗대를 쓰는데, 크게 달지 않고 불향까지 더해진 이 맛이 전국적으로 소문나 단숨에 부산을 대표하는 갈빗집에 꼽힌다.

‘미음(ㅁ)’자 한옥에 여러 방으로 구성된 식당의 고즈넉한 분위기도 좋고 직접 구워주는 서비스며 고기의 질 모두 빼어나다. 생갈비가 인기인 집도 많지만 이 집은 칼집을 제대로 낸 갈빗살에 진간장 양념을 슬쩍 한 양념갈비 구이가 대표메뉴다. 물론 선홍색을 자랑하는 생갈비도 맛이 없을 리 없다. 최상급 암소의 윗부분 뼈 쪽 부위를 쓰고 칼집 내는 기술이 좋아 구울 때 불길이 잘 스며든다.

참숯 화로 위에 올린 무쇠 번철도 고기 맛을 내는 일등공신이다. 두꺼운 투구 모양을 닮은 무쇠 번철은 복사열이 좋다. 게다가 일본 홋카이도 ‘징기스칸’ 불판처럼 가운데 송송 뚫린 틈새로 불길이 치솟아 직화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육회의 부드러움을 간직하면서도 순간적으로 익어버린 갈빗살은 입에서 슬슬 녹아버리는 까닭에 치아가 별 힘을 쓸 겨를이 없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갈비 양념 국물에 익혀 먹는 감자(면) 사리와 갈빗대를 넣고 끓여내는 뚝배기 된장은 도저히 빠뜨릴 수 없다. 옵션이 아닌 기본으로 구성해야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2로10번길 32-10. 생갈비 4만8000원. 양념갈비 4만2000원. 감자 사리 2000원. 뚝배기 된장 3000원.

이우석(놀고먹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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