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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4위’에서 ‘최강자 맞수’로…우상혁, 어디까지 날아오를까

등록 2022-07-19 16:51수정 2022-07-20 02:37

도쿄올림픽 이후 기량 급성장
바심과 명실상부 ‘세계 2강’ 구도

5살 젊고 매사 긍정적인 우상혁
세계 챔피언 도전 기회 충분
우상혁이 19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바를 넘고 있다. 유진/EPA 연합뉴스
우상혁이 19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바를 넘고 있다. 유진/EPA 연합뉴스

정상은 높고 험했다. 하지만 넘지 못할 산은 아니었다.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은 19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2위를 차지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이 기록한 2m37에 단 2cm 모자랐다. 비록 챔피언 자리에 오르진 못했지만,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바심과 함께 ‘2강’ 구도를 형성했다.

바심은 강한 상대다. 단단하게 뭉친 근육은 용수철 같은 탄력을 자랑한다. 동시에 그는 깃털처럼 가볍다. 바심은 2012 런던올림픽, 2016 리우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도쿄올림픽 때 기어이 공동 금메달을 따내며 높이뛰기 전설을 향해 가고 있다. 시종일관 여유 넘치는 표정으로 한계를 넘어서는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계선수권 3회 연속 우승도 일궜다. 이날 우상혁도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도전했지만, 끝내 바심을 넘어설 순 없었다.

무타즈 에사 바심이 19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바를 넘고 있다. 유진/신화 연합뉴스
무타즈 에사 바심이 19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바를 넘고 있다. 유진/신화 연합뉴스

개인 최고 기록을 비교해봐도 우상혁은 아직 바심에 못 미친다. 바심은 개인 최고 기록이 실외 2m43, 실내 2m41이다. 반면 우상혁의 최고 기록은 실외 2m35, 실내 2m36이다. 다만 우상혁이 바심보다 5살 어리다는 강점이 있다.

앞으로도 우상혁은 바심과 여러 차례 맞붙을 전망이다. 2023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 2024 파리올림픽, 2025 일본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대회가 줄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바심이 카타르 국적이기 때문에, 심지어 두 선수는 내년으로 연기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바심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을 땄다. 우상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왕위(중국)에 이어 처음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바심은 발목 부상으로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어느 무대든, 우상혁이 챔피언이 되기 위해선 바심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비록 이번 대회에선 바심을 극복하지 못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상혁이 지난여름 열린 도쿄올림픽을 기점을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기대는 더욱 크다. 특히 우상혁은 이미 5월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바심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경험도 있다. 바심의 조국에서 얻어낸 값진 승리였다. 충분히 그를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특히 ‘스마일 점퍼’로 불릴 정도로 매사에 긍정적이고 유쾌한 우상혁에겐 바심과의 경쟁 구도 자체가 다시 뜨겁게 훈련에 매진하게 할 값진 연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상혁이 19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메달과 태극기를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유진/EPA 연합뉴스
우상혁이 19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메달과 태극기를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유진/EPA 연합뉴스

더욱이 매번 새로운 한계를 넘어온 그에게, 바심은 이미 한 차례 넘어선 존재일 뿐이기도 하다. 실제 우상혁은 도하에서 바심을 꺾은 뒤 “바심을 한 번 이겨보니, 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이번 대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도 “한 번 이겨봐서 별로 신경이 안 쓰인다. ‘내 경기’를 하면서 다른 선수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역사를 쓰고 싶고, 이름을 남기고 싶다. 계속 이루려고 한다”던 우상혁은 이번 대회에서 정말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더 많은 역사를 갈망한다. 이미 188cm 큰 키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식단 관리와 훈련을 통해 65∼66㎏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는 그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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