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다시 원점이다.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는 인천에서 나란히 1승1패를 나눠 가졌다. 4일(저녁 6시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으로 자리를 옮겨 치르는 한국시리즈(4선승제) 3차전은 전체 시리즈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최대 승부처다. 그간 1승1패 뒤 3차전에서 승리한 팀은 87.5%(16번 중 13번) 확률로 왕좌에 올랐다.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해 두 팀 선발의 역할이 중요하다. 키움은 2선발 에릭 요키시(33)를 선발로 내세운다. 정규리그 때 10승(8패) 평균자책점 2.57의 성적을 낸 요키시는 현재 키움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선발 카드다. 1차전 때 1⅓이닝 동안 26개 공을 던졌는데 선발 등판 이틀 전 던지는 불펜 피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피로 누적은 고려해야 한다. 올해 에스에스지 상대로는 3경기에서 1패를 떠안았고 평균자책점이 4.15였다.
에스에스지는 요키시에 맞서 오원석(21)을 3차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애초 에스에스지는 숀 모리만도(30)를 세울 생각이었지만, 모리만도가 1차전에 등판해 1⅔이닝 동안 공을 39개나 던지면서 계획이 꼬였다. 올 시즌 중도 합류해 7승(1패)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한 모리만도와 비교하면 오원석은 약간 불안한 카드다. 그는 전반기 때는 선발로 뛰었지만 박종훈이 합류한 후반기에는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오원석은 올해 키움에 약했다. 키움 상대로 평균자책점이 8.14에 이른다. 총 7차례(선발 3번, 구원 4번) 등판했는데, 선발로 나선 경기에선 3전 전패를 기록했다. 야시엘 푸이그(11타수4안타), 이지영(5타수3안타), 김혜성(13타수4안타) 등 키움 타선에 고루 취약하다. 2020년 데뷔한 오원석은 가을야구 등판 경험이 없다.
다만 오원석이 기대 이상 호투를 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훈기 <스포티브이>(SPOTV) 해설위원은 “오원석은 세간 인식보다 좋은 투수”라며 “선발 맞대결에서 크게 기울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민 해설위원은 또한 “키움 타선은 체력이 떨어진 듯 보인다”면서 “오원석이 5이닝 이상 잘 끌어준다면 에스에스지 쪽으로 흐름이 갈 것”이라고 짚었다.
평소 팀 선배인 ‘김광현 바라기’였던 오원석이 3차전 승리로 밑돌을 놓는다면 4차전에 모리만도를 내세울 수 있는 에스에스지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키움은 에이스 안우진의 4차전 등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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