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5·SSG 랜더스)은 지난 시즌 81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프로 스포츠 사상 역대 최고액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오면서 4년 총액 151억원(연봉 131억원·옵션 20억원)에 친정팀 에스에스지와 계약했다. 계약금을 줄 수 없는 다년 계약이어서 첫해 연봉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2023시즌부터 도입된 샐러리캡 제도 때문도 있었다.
샐러리캡 제도 아래서는 각 구단의 연봉 총액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되기에 구단 입장에서는 기존 보유 선수들의 연봉을 최대한 낮춰야만 한다. 김광현처럼 에스에스지와 다년 계약을 한 박종훈(18억원), 문승원(16억원), 한유섬(24억원) 등의 연봉이 샐러리캡 시행 직전 해(2022년)에 껑충 뛴 이유다. 이들의 연봉은 올해는 확 줄어든다. 일시적으로 높아졌던 연봉이 계약 2년째에 이르러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김광현의 올해 연봉은 얼마나 될까. 구단 안팎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의 연봉은 올해 ‘신계’에서 ‘인간계’로 내려오게 된다. 옵션을 제외하고 연봉 총액 131억원 계약에서 첫해 연봉 81억원을 제외한 50억원을 단순히 남은 계약 기간(3년)으로 나누면 16억6000만원이 된다.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하면 그의 연봉은 60억원 이상 깎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국내 프로 스포츠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리그 최고 연봉을 찍고, 올해는 누구나 깜짝 놀랄 만한 리그 최고 삭감액이 나올 전망이다. 샐러리캡 제도가 빚어낸 촌극이다.
김광현은 지난해 13승3패 평균자책점 2.13(2위)의 성적을 보였다.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KBO STATS 기준)에서 안우진(7.95·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2위(5.72)를 기록했다. 김광현은 세계야구클래식(WBC)에도 참가해 대표팀 에이스 중책도 맡게 된다. 나이를 고려할 때 이번이 마지막 국제대회 출전이 될 전망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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