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33·LG 트윈스)은 2023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였다. 엘지의 29년 만의 통합 우승에 기여하며 고 구본무 엘지 그룹 선대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도 차지했다. 그런 오지환이 에프에이(FA·자유계약) 신청을 했다. 엘지를 떠나기 위해? 아니다. 팀 동료 선수를 한 명 더 보호하기 위해서다.
오지환은 지난 1월 엘지 구단과 계약기간 6년 총액 124억원의 다년계약을 했다. 하지만 계약 기준 시점이 2023시즌이 아니었다. 오지환은 2019시즌 뒤 첫번째 에프에이 자격을 얻었고 엘지와 4년 40억원에 계약했다.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였는데 미리 계약을 연장한 것. 새롭게 한 다년 계약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적용된다. 오지환은 에프에이 신분으로 1월에 합의했던 조건 그대로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된다.
고 구본무 엘지 그룹 선대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를 찬 오지환. LG 트윈스 제공
오지환은 에프에이 신청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2차 드래프트(22일) 때문에 필요했다. 2차 드래프트 때 각 구단은 35명의 보호 선수 명단을 추리게 되는데 이때 에프에이 승인 선수와 입단 1~3년 차 선수는 자동으로 보호선수로 묶이게 된다. 오지환이 에프에이 신청을 함으로써 엘지는 보호 선수 1명을 아끼게 된 셈이다.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오승환이 에프에이 신청을 한 것도 2차 드래프트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지환, 오승환을 포함해 올해 에프에이 시장에는 임찬규, 함덕주, 김민성(이상 LG 트윈스), 김재윤, 주권(이상 kt 위즈), 김민식(SSG 랜더스), 홍건희, 양석환(이상 두산 베어스), 김선빈, 고종욱(이상 KIA 타이거즈), 안치홍, 전준우(이상 롯데 자이언츠), 김대우, 강한울(이상 삼성), 장민재(한화 이글스), 임창민, 이지영(이상 키움 히어로즈) 등 19명이 나온다. 서건창(LG), 이용규(키움), 이재원(SSG), 박경수(kt) 등은 에프에이 자격을 포기했다.
20명 이하 선수가 에프에이 신청을 하면서 KBO리그 10개 구단은 타 구단 에프에이 최대 2명을 영입할 수 있다. 19일부터 ‘쩐의 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양석환(A등급), 김재윤(B등급) 등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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