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장원준이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5월5일 잠실 엘지(LG) 트윈스와 경기에서 통산 129승을 거뒀다. 하지만 130승까지는 기나긴 인고의 세월이 필요했다. 그리고, 2023년 5월2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5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4실점의 투구로 장원준(38·두산 베어스)은 통산 130승 고지를 밟았다. 1승 추가까지 1884일이 걸렸다. 이날은 958일 만의 선발 등판이기도 했다. 부상과 부진을 기어이 이겨낸 베테랑 좌완 투수의 기록이다. 장원준은 436경기 1964이닝 동안 8622명 타자를 상대해 130승(114패)을 거뒀다.
역대 KBO리그에서 통산 130승 이상을 축적한 이는 장원준까지 모두 11명이 있다. 최다승 1위는 송진우(1989~2009년)인데, 유일하게 200승 이상(210승153패) 올렸다.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정민철(1992~2009년)이 161승으로 공동 2위. 이강철(1989~2005년), 김광현(SSG 랜더스·이상 152승)이 그 뒤를 잇는다. 장원준은 5년 만의 승리 추가로 임창용(1995~2018년)과 함께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장원준이 130승을 거두기까지 2004년 프로 데뷔 후 지금껏 던진 총 공의 개수는 3만3366개. 평균 256.7개의 공을 던지고 1승씩 추가한 셈이다. 이는 톱11(공동 포함)에 올라 있는 선수 중 가장 많은 평균 투구 수다. 송진우의 경우는 1승당 233.4개(총 4만9024개)의 공을 뿌렸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갔던 선동열(1985~1995년)은 가장 적은 투구 수(평균 161.2개)로 1승씩 적립했다. 통산 승수는 146승(전체 6위). 통산 138승(7위)의 배영수는 1승 적립까지 장원준보다 조금 적은 평균 255.2개의 공이 필요했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이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되자 두산 포수 양의지가 안아주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KBO리그에서 통산 100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총 32명이 있다. 현역 선수 중에는 양현종, 김광현, 장원준을 비롯해 차우찬(롯데 자이언츠)밖에 없다. 통산 80승 이상의 현역 선수도 송은범(88승·LG), 우규민(80승·삼성)뿐이다. 이들은 현재 불펜 투수로 기용되고 있어 통산 100승이 멀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각 구단마다 외국인 투수 2명이 선발 두 자리를 꿰차는 기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꾸준하고 오랫 동안 던지는 국내 투수가 적어진 면도 없지 않다. 투수 세대 교체가 잘 이뤄지지 않은 점도 한 원인이다.
한편, 현재 팔꿈치 수술 뒤 재활 중인 빅리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통산 98승(52패)을 올렸다. 그가 은퇴 전에 KBO리그에서 100승을 채울 지도 관심사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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