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하나. KBO리그 최고 인기 스타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의 유니폼은 작년에 얼마나 팔렸을까. 히어로즈 구단에 따르면 6800장 정도가 팔렸다고 한다. 스페셜 유니폼 등을 자주 만들지 않는데도 그렇다. 경기당 평균 47장 정도가 팬들의 선택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올 시즌에도 이정후의 유니폼은 구단 판매 1위다. 2, 3위는 안우진과 김혜성이 번갈아가며 한다. 작년에는 김혜성, 올해는 안우진이 2위다.
하지만 이정후의 유니폼 판매 수는 김광현(35·SSG 랜더스)에는 미치지 못한다. 김광현의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다가 지난해 돌아왔고, 구단이 매각된 뒤 처음 에스에스지 유니폼을 입게 된 특수성이 있었다. 기존 에스케이(SK) 와이번스 팬들도 ‘랜더스 김광현’ 유니폼을 새롭게 사야만 했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구단이 밝힌 숫자는 ‘1만장 가까이’였다. 에스에스지 관계자는 “스페셜 유니폼을 많이 판매한 점도 있다. 최정의 경우도 5천장 이상 팔렸다”면서 “2030 팬층이 늘어나면서 유니폼 구매가 많아진 점도 있다”고 했다. 올해도 에스에스지 선수들 중 김광현의 유니폼이 제일 많이 나간다. 최정, 최지훈이 그 뒤를 잇는다.
오지환(33·LG 트윈스), 양의지(35·두산 베어스), 구자욱(30·삼성 라이온즈), 박병호(37·kt 위즈) 등 구단별 인기 선수가 유니폼 판매량도 많은 편이다. 엘지의 경우는 작년에 홍창기(30)가 판매 1위였는데 올해는 3위로 밀렸다. 엘지, 두산처럼 서울 연고 팀의 경우 유니폼이 가장 많이 팔리는 선수는 시즌 3000~5000장 가까이 유니폼이 나간다. 비 수도권 팀의 경우는 이보다 떨어진다. 기아(KIA) 타이거즈의 경우 올 시즌 김도영(20)이 유니폼 판매 1위였다가 발등 부상으로 재활이 길어지는 사이 양현종(35)으로 역전됐다. 김도영이 7월초 팀에 합류하면 순위는 다시 바뀔 수 있다. 지난해 판매 1위는 나성범이었다.
문동주(20·한화 이글스), 김민석(19·롯데 자이언츠), 김주원(21·NC 다이노스) 등 차세대 스타들의 유니폼도 많이 팔리는 편이다. 문동주는 KBO리그 최고 구속을 경신하는 등 ‘파이어볼러’로서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한화 팬들 사이에서는 곱상한 외모로 ‘대전의 왕자’로 불리기도 한다.
같은 휘문고 출신이어서 ‘제2의 이정후’로 불리는 김민석은 타고난 타격 소질로 롯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사직의 아이돌’ 별명답게 전준우, 한동희 등 팀 선배를 제치고 유니폼 판매 1위를 기록중이다. ‘창원의 아이돌’ 김주원은 노진혁(롯데)이 떠난 유격수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유니폼 판매는 선수들의 부수입으로 연결된다. 각 팀마다 인센티브 규정은 다른데 보통 판매 수익의 5~10%를 준다. 유니폼 당 5000~6000원을 주는 구단들도 있다. 선수 이름이나 번호가 없는 레플리카 유니폼을 판매할 때는 인센티브 개념이 없었다. 하지만 팬들의 유니폼 구매 수요가 늘어나고 선수들의 성명권이 보장되면서 인센티브가 지급되기 시작됐다. 수도권 구단의 관계자는 “일부 선수는 해마다 유니폼 판매 인센티브로 수백만원을 받아간다”고 귀띔했다.
한편, 코로나19 제재가 거의 풀리면서 구단 마케팅 수입 또한 작년 대비 20~30% 늘어났다. 테이블 좌석 등 선호도가 늘면서 객단가(좌석 1개당 평균 판매가) 또한 1만5306원에 이르고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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