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이재현(왼쪽)이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3회말 홈으로 쇄도해 세이프 되고 있다. 삼성은 이재현의 득점으로 5연패 사슬을 끊었다. 일요일 경기 3연승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최근 창단 첫 최하위 굴욕을 겪고 있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일요일 성적만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이 6일 제공한 자료를 보면, 삼성의 일요일 경기 성적은 9승4패(승률 0.692)다. 시즌 승률(0.373·5일 기준)보다 훨씬 높다. 최근 기록만 놓고 보면, 삼성은 6월13일 잠실 엘지(LG) 트윈스전부터 5일 포항 두산 베어스전까지 19경기를 치르는 동안 일요일(3승)에만 승리했다. 5패 뒤 1승, 5패 뒤 1승, 4패 뒤 1승, 그리고 2패를 했다. 일요일 성적을 제외하면 16연패인 셈이다. 이만하면 ‘일요일엔 짜파게티’가 아니라 ‘일요일엔 삼성 야구’다.
삼성과 달리 한화 이글스는 일요일에 많이 약하다. 일요일 12경기 성적이 3승8패1무(승률 0.272)다. 시즌 승률은 0.457. 전력 정비로 리그 순위 판도를 뒤흔들고 있지만 일요일에는 아직 만년 꼴찌의 모습이다. 주말 끝경기와 더불어 주중 첫경기(화요일) 성적도 저조(4승8패·승률 0.333)한 편이다.
기아(KIA) 타이거즈는 5일까지 목요일에 8경기를 치렀는데 승률이 0.250(2승6패)에 불과하다. 목요일 팀 평균자책점은 3.52로 괜찮은 편인데 승리를 많이 챙기지 못했다. 기아는 3연전 중간 경기인 수요일, 토요일(각각 8승5패) 승률은 높은 편이다. 기아와 달리 1위를 질주 중인 엘지(LG) 트윈스는 목요일 승률이 0.818(9승2패)에 이른다. 일요일 승률(0.714·10승4패)도 높아서 3연전 마지막 날에 유독 힘을 낸다고 할 수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금요일 성적이 처참하다. 13경기에서 2승(10패1무)밖에 챙기지 못했다. 다른 요일에서는 전부 5할 이상의 승부를 한다. 키움이 아직 중위권에 머무는 이유는 금요일에 자꾸 지는 탓도 있다. 반면 케이티(KT) 위즈와 에스에스지(SSG) 랜더스는 금요일에 강하다. 케이티 금요일 승률은 0.727(8승3패1무)로 주말 3연전을 산뜻하게 시작한다. 하지만 주말 마무리(일요일 성적 4승8패1무)에는 약해서 승수를 까먹는다.
에스에스지의 금요일 승률(0.769·10승3패)은 케이티보다 높다. 토요일 승률(10승3패)도 마찬가지다. 다만, 일요일(5승7패·승률 0.417)에는 약하다. 에스에스지는 다른 구단과 달리 안방보다 다른 구장에서 더 힘을 내는 경향이 있다. 방문 경기 승률이 0.667, 안방 경기 승률이 0.553다.
두산 베어스는 1주일의 시작이 아주 상큼하다. 화요일 승률(0.846·11승2패)이 무려 8할을 넘는다. 화요일 팀 평균자책은 2.44로 시즌 평균자책(4.07)보다 훨씬 낮다. 하지만 긴장이 풀리는 것인지 수요일(0.308), 목요일(0.364) 승률은 뚝 떨어진다. 엔씨(NC) 다이노스는 토요일(0.615)과 일요일(0.600) 승률은 높지만, 목요일 승률(0.333)은 낮은 편이다.
상대 팀이나 컨디션 조절 방법 차이 때문에 구단마다 요일별 승률이 다를 수 있다. 비수도권 구단은 이동거리도 팀 승수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특정 요일에 패가 집중된다면 구단 차원에서 점검은 필요하다. 우연이 아닌 필연의 결과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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