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시간이 왔다. 건장함을 알리는 검증의 시간이다.
류현진은 2일 오전 8시7분(한국시각·SPOTV NOW 중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2023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안방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작년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고 긴 재활을 거쳐 14개월 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이 마주할 볼티모어 구단은 예전의 약팀이 아니다. 류현진은 2021년 볼티모어를 상대로만 4승(1패)을 거둔 바 있다. 류현진의 당시 시즌 성적은 14승10패. 하지만 올해 볼티모어는 아메리칸리그(AL) 전체 승률 1위(0.610·64승41패)를 달리고 있다. 토론토는 볼티모어와 5.5경기 차이가 나는 동부지구 3위(승률 0.557·59승47패)다.
볼티모어 타선에는 장타력을 갖춘 선수가 꽤 있다. 앤서니 산탄데르(18개·AL 공동 11위) 등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선수만 5명이다. 포수인 애들리 러치먼은 OPS(장타율+출루율)가 0.792에 이른다. 출루율이 아메리칸리그 7위(0.370)다. 홈런을 14개 때려냈고 볼넷도 62차례(AL 공동 2위)나 골라냈다. 3루수 군나르 헨더슨이나 좌익수 오스틴 헤이스도 경계 대상이다. 헨더슨은 1일 토론토와 경기에서 3회초 홈런(시즌 17호)을 때려내기도 했다.
이창섭 ‘스포티비’(SPOTV)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구속도 중요하지만, 구속은 이제 한계가 있어서 타구속도 관리를 할 수 있는 제구나 타이밍 싸움이 되어야 한다”면서 “볼티모어가 올해 좌완 투수가 던지는 포심(패스트볼)보다는 커터, 체인지업에 약했는데, 그 구종들이 승부의 열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선수는 우완 투수 카일 브래디시(26)다. 시즌 성적은 6승6패 평균자책점 3.29. 가장 최근 등판은 7월2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이었는데 6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5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안방 경기(8경기 평균자책점 2.39)보다 방문 경기(11경기 평균자책점 4.09)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볼티모어는 선발(평균자책점 4.48·AL 8위)보다 불펜(평균자책점 3.71·AL 6위)이 더 좋기 때문에 토론토 타선은 경기 초반에 점수를 내야만 한다.
류현진은 마이너리그에서 4차례 공을 던지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 30일 마지막 불펜 투구를 하면서 최종 점검을 마쳤다. 이창섭 해설위원은 “경기 초반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포스트시즌 경기처럼 처음부터 전력투구해야 할 것 같다. 주어진 이닝을 확실하게 막아주는 게 필요하다”라고 했다. 류현진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 최종 등판(7월22일)에서 총 85개의 공을 던졌다. 존 슈나이너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의 첫 등판 때)투구 수 제한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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