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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살아나가 도움이 되고 싶었다”…간절했던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

등록 2023-11-08 22:33수정 2023-11-09 09:50

8회말 전세 뒤집은 ‘한 방’
엘지(LG) 트윈스 포수 박동원이 11월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케이티(KT) 위즈와의 2차전 8회말 1사2루에서 2점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엘지(LG) 트윈스 포수 박동원이 11월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케이티(KT) 위즈와의 2차전 8회말 1사2루에서 2점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아슬아슬하게 뒤진 상황을 한 번에 뒤집는 역전 투런포였다.

엘지(LG) 트윈스의 포수 박동원이 가을야구 첫 홈런으로 팀 승리를 확정 지었다. 박동원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케이티(KT) 위즈와 2023 KBO 한국시리즈(4선승제) 2차전에서 7번 타자로 출전해 팀이 3-4로 뒤진 8회말 짜릿한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엘지는 오지환의 솔로홈런과 박동원의 투런포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엘지는 이날 선발 투수 최원태가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4실점 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 힘들게 경기를 풀어갔다. 엘지 염경엽 감독의 선발 야구 구상이 깨지자, 불펜진도 조기 가동됐다. 3회말 오스틴 딘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간 데 이어 6회말 오지환이 솔로 홈런으로 추격에 나섰다.

엘지의 대역전극은 7회말부터 시작됐다. 케이티 불펜 손동현으로부터 2사 상황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박해민이 김현수의 2루타로 홈을 밟으면서 3-4로 한점 더 따라붙었다. 한 점 차로 쫓긴 케이티는 서둘러 박영현을 등판시켰다.

8회말 박동원은 선두타자 오지환이 볼넷을 골라 출루한 1사 2루 득점 찬스에서 타석에 섰다. 이어 박영현의 스트라이크존 중앙에 꽂힌 초구 시속 124㎞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박동원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자, 경기 내내 끌려오던 분위기를 한 번에 뒤집은 결승타였다. 박영현은 박동원의 홈런을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박동원은 이날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엘지 염경엽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불펜들이 자기 역할을 해주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타선에서는 오지환의 솔로홈런으로 경기의 흐름이 바뀌었다”며 “박동원이 가장 중요한 순간 멀티 홈런을 기록하면서 좋은 경기를 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박동원은 “타석에 들어서면서 3루를 봤다. 살아나가 팀에 도움이 되려고 휘둘렀고 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너무나 짜릿했다”고 말했다.

엘지는 2차전에서 최원태 외에 총 7명의 불펜조를 투입했다. 박동원은 안방마님답게 불펜 필승조를 진두지휘하며 케이티 타선을 침묵시켰다. 박동원은 각 투수가 지닌 강점을 최대한 살리며 경기를 운영해나갔다. 그는 “투수마다 속구 다음으로 잘 던지는 공이 다 달랐다. 그래서 투수별 구종을 선택하는 게 좋았고 편하게 잘 운영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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