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창]
‘끗발 양말’의 주인은 따로 있었던 것일까?
프로야구 SK 이진영(27)과 대졸 2년차 ‘얼짱 투수’ 이한진(24)의 양말사건이 연일 그라운드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해 세계야구클래식(WBC)에서 활약하며 ‘국민 우익수’ 별명을 얻은 이진영은 지난 26일 숙소에서 세탁물을 배달받았다. 그런데 양말 한짝이 이한진과 바뀌었다. 하지만 팬 사인회에 늦지 않으려고 그냥 신고 나갔고, 그날 오후 기아와 경기가 열린 문학구장으로 직행했다. 이진영은 3점 홈런 두방으로 자신의 생애 최다인 6타점을 올렸다. 이날은 마침 이만수 수석코치의 ‘팬티 뒤풀이’까지 있던 날이라 그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이진영은 다음날도 이한진 양말을 신고 5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그런데 29일부터 잠실에서 두산과 3연전이 시작되면서 일이 꼬였다. 양말 주인 이한진이 자기 양말을 찾아간 것. 이한진도 “끗발 붙는 양말인데, 왜 형을 주느냐”는 투였다. 더욱이 이한진은 30일 데뷔 첫 선발로 예고돼 있었다. 이한진은 이날 경기에서 5회까지 단 1안타 무실점의 쾌투를 이어갔다. 그러나 양말의 ‘끗발’은 거기까지였을까? 6회 두산 김동주에게 역전 3점홈런을 맞고 쓸쓸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끗발 양말’을 벗은 이진영은 두 경기 6타수 2안타로 ‘약발’이 많이 떨어졌다. 이한진에게 양말 다시 내놓으라며 손바닥 내미는 이진영의 웃음 띤 얼굴이 다가오는 듯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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