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승리 뒤 하이파이브 하는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들. UPI 연합뉴스
‘코로나19 때문에 하이파이브가 사라진다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더스티 베이커(71) 감독은 13일(한국시각) 미국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시즌이 열리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더는 하이파이브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잠재적으로는 하이파이브가 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이파이브는 두 사람이 손뼉을 공중에서 맞부딪치는 행위로, 한 손에 손가락이 5개인 데서 이름을 따왔다.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는 1980년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고 글렌 버크(1952∼1995)와 함께 하이파이브의 창시자로 알려졌다. 때는 1977년 10월2일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최종전. 홈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타자였던 베이커는 시즌 30호 홈런을 쳤다. 다저스는 이로써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4명의 선수가 30홈런을 치는 대기록을 세웠다.
당시 신인 선수였던 글렌 버크는 축하의 의미로 홈으로 들어오는 베이커와 손바닥을 마주쳤다.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베이커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글렌 버크가 공중에 손을 들고 있었고 나는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하이파이브는 기쁨과 축하를 표현하는 제스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신체 접촉을 꺼리게 되면서, 하이파이브의 ‘아버지’는 이 행동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을 했다.
한편 하이파이브는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성소수자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글렌 버크가 메이저리그 최초로 동성애를 커밍아웃한 성소수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1980년 은퇴한 뒤 2년 뒤에야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털어놨는데, 선수 시절 이 때문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이적하는 듯 차별을 겪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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