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골프 대표팀이 15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다 치주카의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세영, 박인비, 박세리 감독, 양희영, 전인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1900 파리올림픽 때 여자골프 초대 챔피언에 오른 마거릿 애벗(미국). 애벗에 이어 1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낼 주인공은 누가 될까?
2016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개인전이 17일 저녁 7시30분(이하 한국시각)부터 시작된다. 16일 저스틴 로즈(36·영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남자부(1904년 이후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처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다 치주카의 올림픽 골프코스(파71·7128야드)에서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메달 색깔을 가린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올 ‘판타스틱4’ 중 세계 5위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15일(현지시각) 연습라운드 중 6번홀(파3·177야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전보다 한층 나아진 컨디션을 선보였다. 연습라운드 뒤 박인비는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홀인원이 연습 때도 그렇고 대회에서도 잘 나오지 않는 편인데 오늘 되더라. 본대회에서도 좋은 징조가 될지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다. 그의 공식 대회 홀인원은 이번이 두번째. 2014년 7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3번홀에서 처음 홀인원을 기록한 바 있다.
박인비가 연습라운드 도중 1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남자부에서 로즈가 1라운드 4번홀(파3)에서 대회 첫 홀인원을 기록한 뒤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기 때문에 박인비의 홀인원이 금빛 샷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올림픽 전초전으로 이달 초 참가했던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1, 2라운드 성적 부진으로 컷 탈락의 부진을 보였던 박인비는 “열심히 준비했다. 해볼 것을 다 해보는 후회 없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많은 분을 행복하게 해드리는 한 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인비는 코스 점검 뒤 “바람이 불지 않으면 크게 어려운 코스는 아니지만 바람이 변수다. 코스를 파악할 시간도 짧고, 그린 주변 굴곡이 심하기 때문에 상상력이 풍부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잔디는 타이나 싱가포르 대회에서 해본 것도 비슷하다. 연습 그린에서 공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지만, 오늘 연습라운드를 해보니 남자부 경기를 먼저 치르면서 잔디가 자리를 잡은 느낌을 받았다”고도 했다. 그는 저리나 필러(미국), 아사아라 무뇨스(스페인)와 같은 조에 편성돼 17일 밤 9시3분 티오프한다.
박세리(왼쪽)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세영이 연습라운드 18홀에서 어프로치샷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세계 6위인 김세영(23·미래에셋)은 최근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에 오르는 등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세계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타이),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이날 밤 10시58분 1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김세영은 “국민 여러분께서 여자골프에 많은 관심을 두고 계시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부응하고 싶다. 함께 치는 선수를 의식하기보다 자연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5 홀 가운데 2곳은 투온(2on)이 가능하다. 바람 변수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전인지가 연습라운드 도중 바람의 방향을 체크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세계 8위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파울라 레토(남아프리카공화국), 니콜 라르센(덴마크)과 이날 저녁 7시52분, 세계 9위 양희영(27·PNS창호)은 이민지(호주), 잔드라 갈(독일)과 함께 밤 10시36분에 1라운드를 시작한다. 전인지는 “한국에 있는 동안 너무 더워서 잠을 잘 못 잤는데, 여기서 시원한 경기를 펼쳐서 고국에 있는 국민 여러분의 무더위를 싹 달아나게 해드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양희영이 15일(현지시간) 연습라운드 중 티샷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양희영은 “모든 운동선수의 꿈인 올림픽에 나오게 돼 영광이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골프가 채택됐을 때부터 꼭 출전하고 싶었다. 최근 3주 동안 열심히 노력했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 쉽지 않겠지만 준비한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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