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1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노리치 시티와 경기에서 케인이 득점하자 함께 기뻐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경쟁이 한창인 지난 15일(한국시각) 토트넘 홋스퍼와 번리의 경기. 득점 1위 살라흐(22골·리버풀)를 바짝 추격 중인 손흥민(21골·토트넘)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누가 공을 찰지 관심이 쏠린 찰나, 팀 동료 해리 케인이 키커로 나서 득점했다.
만약 이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시도해 성공했다면, 그는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케인은 페널티킥을 양보하지 않았다. 최근 토트넘 전설 테디 셰링엄은 케인에게 “손흥민을 위해 페널티킥을 양보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케인은 “손흥민이 골든부트(득점왕)를 받길 원한다”면서도 “우리 모두 승점 3점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고 답했다. 경기 승리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그의 말은 이해할 여지가 있다. 케인은 2014∼2015시즌부터 토트넘 페널티킥 전담 키커를 맡고 있고, 안토니오 콘테 감독 역시 그를 신임하고 있다.
케인은 정말 그렇게 페널티킥을 잘 찰까? 데이터는 “그렇다”고 답한다. 이적 정보 누리집 <트랜스퍼마르크트>를 보면, 케인은 데뷔 이래 60번 페널티킥을 시도해 52번 성공했다. 성공률이 무려 87%다. 특히 클럽에선 2017∼2018시즌 이후 한 번도 실패가 없다.
페널티킥 성공률이 평균 75% 정도인 걸 고려하면 세계 최정상급 실력이다. 실제 가장 페널티킥을 잘 넣는다고 알려진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도 성공률이 91% 정도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기록한 성공률 83%보다도 앞선다.
반면 손흥민은 페널티킥 성공률이 다소 아쉽다. 그간 11차례 시도 가운데 7번을 성공했다. 성공률 약 64%. 다만 토트넘이 마지막 경기를 비기기만 해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4위 안착이 유력한 만큼, 팀 승리가 확실한 상황이라면 케인이 손흥민에게 기회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만약 손흥민과 살라흐가 나란히 22골을 기록하면 득점왕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리그에 따라 도움·출장시간 등을 따져 우열을 가리기도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득점이 같으면 공동 수상자로 선정한다. 살라흐가 최근 사타구니를 다쳐 경기 출장이 불투명한 만큼, 손흥민이 마지막 경기에서 1골 이상을 넣으면 득점왕을 받을 확률이 높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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