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왼쪽)과 해리 케인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훈련에서 밝은 표정으로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고요하던 경기장에 환호성이 번진다. 손흥민(30)과 해리 케인(29)을 필두로 형광 트레이닝복 차림의 토트넘 선수단이 잔디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경기장을 가로지른 선수들은 관중석 골고루 인사를 건넨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 선수단은 11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개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한국에 들어온 토트넘은 여독을 풀 새도 없이 프리시즌 담금질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훈련에는 ‘손-케 듀오’는 물론 6월 평가전에 이어 서울만 두 번째 방문인 ‘영입생’ 히샤를리송, 데얀 클루세브스키,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 주전 선수 대부분이 참여했다. 경기장을 찾은 수천 명의 팬들은 작은 동작과 장면 하나에 큰 함성으로 반응했다.
히샤를리송(오른쪽)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 중 휴식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22분 늦게 등장한 토트넘 선수들은 저녁 8시20분께까지 열띤 훈련을 펼쳤다. 가벼운 몸풀기와 론도 게임을 마친 뒤 선수들은 운동장을 반으로 갈라 전술 훈련을 진행했다. 공격팀과 수비팀을 나눠 공수 패턴을 반복 숙달했고, 11-11 미니 게임을 벌였다. 좁은 공간을 비집고 나오는 조직적인 역습과 저돌적으로 부딪히는 ‘콘테식 압박’이 운동장에서 펼쳐졌다. 막판 연거푸 왕복 달리기 체력 훈련을 마친 뒤에는 드러눕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약 2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훈련 내내 팬들은 토트넘의 응원가를 합창하거나 선수들 한명 한명의 이름을 부르며 들뜬 마음을 원 없이 표현했고, 실전의 열기를 방불케 하는 장면이 나올 때는 열렬한 환호로 응답했다. 손흥민과 케인이 합작 플레이를 통해 골망을 갈랐을 때 유독 소리가 컸다. 운동장을 거닐며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드는 콘테 감독의 모습이 전광판이 잡혔을 때도 환호성이 가득 찼다. 훈련을 마친 뒤 손흥민은 마지막까지 남아서 경기장을 돌면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토트넘 선수단은 전날 저녁 입국 직후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이동해 훈련한 뒤 이날 아침과 저녁 연달아 훈련하는 강도 높은 일정을 가져갔다. 앞서 콘테 감독은 입국 환영 인파에 대해 “기대 이상의 팬들이 모여 놀라웠다. 그들의 열정에 우리는 큰 성과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오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팀 K리그’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세비야와 2차전을 통해 본격적인 프리시즌을 시작한다. 이후에는 스코틀랜드와 이스라엘을 돌며 친선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