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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의 월드컵, 평가전 성적표는 답을 알고 있다

등록 2022-10-21 11:00수정 2022-10-21 13:46

[카타르월드컵 D-30]
2002∼2018 월드컵 본선·평가전 성적 분석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 평가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 평가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미국프로풋볼(NFL) 전설의 사령탑, 빈스 롬바르디는 생전에 그린베이 패커스를 이끌고 여섯 번의 지구 우승, 두 번의 슈퍼볼 우승을 따냈다. 73.8%의 승률. 최고 승부사인 그는 이런 격언을 남겼다.

“승리는 가끔 하는 게 아니다. 늘 하는 거다. 어쩌다 이기기도 하는 게 아니다. 어쩌다 잘하기도 하는 게 아니다. 항상 잘하는 거다. 승리는 습관이다. 안타깝지만 패배도 마찬가지다.”

그의 말처럼 승리는 기적이 아니라 습관이 되어야 한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한달 앞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에게도 해당한다. 한국은 21세기 들어 다섯 번의 월드컵을 거치는 동안 습관과 기적 사이를 오갔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마지막 경기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신태용호가 일군 ‘카잔의 기적’이다. 이미 2패를 떠안고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격침한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업셋’(하위 팀의 반란) 중 하나다.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멕시코전을 지켜보는 신태용 당시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멕시코전을 지켜보는 신태용 당시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2014 브라질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홍명보 당시 감독. 대학축구협회 제공
2014 브라질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홍명보 당시 감독. 대학축구협회 제공

결과, 내용, 파급력 모두 ‘기적’이라는 수식이 아깝지 않지만 멀리서 보면 신태용호는 패배에 더 익숙한 팀이었다. 월드컵 본선 직전 네 달간 치른 평가전 성적은 2018년 3월24일 북아일랜드전 1-2 패배부터 6월11일 세네갈전 0-2 패배까지 6전 1승1무4패. 5월28일 대구에서 온두라스를 상대로 한 번 이기고(2-0) 그 뒤로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패), 볼리비아(무), 세네갈(패)을 거쳐 승리 없이 월드컵에 돌입했다.

1998년 이후 ‘16년 만의 무승’으로 본선을 그르쳤던 2014 브라질월드컵의 사정은 좀 더 참담했다. 홍명보호는 그해 1∼2월 국내파 중심으로 팀을 꾸린 미국 전지훈련 3연전에서 1승2패, 이후 최정예를 시험한 3∼6월 다시 1승2패를 기록했다. 특히 막판 튀니지전(0-1)과 가나전(0-4) 완패는 본선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홍명보신태용 둘 다 본선까지 1년도 안 남은 시점에 급히 소방수로 선임됐다는 점에서 한계는 예고된 것이었다.

허정무 전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허정무 전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거스 히딩크 전 감독과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대한축구협회 제공
거스 히딩크 전 감독과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대한축구협회 제공

반면 호성적의 배후에는 어김없이 상승기류가 있었다. ‘양박쌍용’을 이끌고 첫 원정 16강을 달성했던 2010 남아공월드컵 허정무호는 평가전에서 5전 3승2패를 거뒀다. 막판 두 경기를 졌지만 스페인에 당한 0-1 석패는 오히려 팀의 상승세를 반증했다. 이례적인 지원과 안방 이점을 업고 한국축구의 역사를 바꿨던 2002년 히딩크호의 본선 직전 5경기 성적은 2승2무1패다. 1년 전 0-5로 졌던 프랑스를 2-3까지 밀어붙인 마지막 경기는 ‘한국이 일내겠다’는 비범한 징후를 세계에 알린 ‘4강 신화’의 예고편이었다.

축구의 승패를 결정짓는 변수는 무수하지만, 경기가 하나 둘 모여 이룬 큰 흐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디애슬레틱> 보도를 보면 지난 20년 동안 월드컵 우승팀(2002년부터 브라질,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가운데 본선 시작 전 5경기에서 유일하게 1패를 기록한 팀은 2018년 프랑스뿐이다. 그마저도 3월에 당한 패배(콜롬비아에 2-3)다. 이후 4경기에서는 상승세를 탔다.

지난 6월 파라과이전 득점 후 세리머니 중인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6월 파라과이전 득점 후 세리머니 중인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훈련 중인 김민재와 대표팀 선수들. 대한축구협회 제공
훈련 중인 김민재와 대표팀 선수들. 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울루 벤투 감독이 4년 넘게 이끌어온 한국 대표팀의 지난 6∼9월 평가전 성적은 3승2무1패. 지난 20년을 통틀어도 최상위권이다. 다만 6경기를 모두 국내에서 치렀고 이집트, 코스타리카, 카메룬처럼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거나 주전이 빠져 최정예 전력이 아닌 팀을 상대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벤투호의 통산 A매치 승률은 64%(32승11무7패)로 높은 편이지만 국외에서 치른 경기로 한정하면 53%(14승6무6패)로 다소 떨어진다.

벤투호의 ‘이기는 습관’은 월드컵 본선 승리로 귀결될까. 진짜 시험대는 33일 뒤인 11월24일 우루과이전부터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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