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니 인판티노(왼쪽)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지난해 12월18일(현지시각) 카타르 루사일스타디움에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오른쪽)에게 건네고 있다. 루사일/AP 연합뉴스
기존보다 출전국이 16개국 늘어나는 2026 북중미월드컵도 ‘익숙한 방식’을 채택했다. 네 팀이 한 조로 묶여 조별리그를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4일(현지시각) 누리집을 통해 르완다에서 열린 평의회 결과를 알리며 “세 국가씩 16개 조를 만드는 대신 네 국가씩 12개 조를 구성하고 각 조의 3위 중 상위 여덟 개 팀이 32강에 추가로 진출하는 방식의 2026년 월드컵 대회 형식 수정안을
만장일치 승인했다”라고 공지했다. “수정된 방식은 담합 위험을 경감하고 모든 팀에게 최소 세 경기를 보장하는 동시에 균형 잡힌 휴식 기간을 제공한다”라고 피파는 덧붙였다.
피파는 당초 첫 48개국 월드컵인 2026년 대회부터 세 개 팀씩 조별리그를 치르고 32강 토너먼트에 돌입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이 경우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한 팀이 치를 수 있는 경기 수가 일곱 경기로 기존 32개국 체제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 그러나 한 팀에 보장된 경기가 두 경기뿐이라는 점, 세 팀이 동시에 경기를 치를 수 없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담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 우려가 제기됐다.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의
마음을 돌려세운 결정적 계기는 조별리그
드라마가 빈발했던 지난 카타르월드컵이었다. 당시 32개국 중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르기 전에 이미 탈락이 확정된 국가는 둘(카타르, 캐나다) 뿐이었다. 브라질, 프랑스, 포르투갈을 빼곤 16강행이 결정된 팀도 없었다. 사람들은
일본, 스페인,
독일, 코스타리카의 순위가 실시간으로 요동쳤던 E조 최종전이나 한국과 우루과이의 희비를 가른 H조
마지막 8분에 열광했다.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가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아르헨티나와 4강전 경기를 뛰고 있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은 2018 러시아 대회와 지난 카타르 대회에서 연달아 16강·8강전을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치렀다. AP 연합뉴스
또 다른 이점은 경기 수 증가에 따른 수익 증대다. 이번 개편안은 기존 대안(80경기)보다 늘어난 104경기를 치르게 된다. 수익의 90%가 월드컵에서 나오는 피파로서는 군침이 도는 구상이다. 다만 문제는 그만큼 늘어난 선수들의 피로와 부상 위험이다. 피파는 의무 휴식 시간 원칙, 선수 복지 등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예정이다. 29일 동안 64경기를 치렀던 카타르에서의 빡빡한 스케줄도 종전 수준으로 복구된다.
가혹한 국제 축구 스케쥴에 따른 프로 선수들의 ‘번아웃’ 우려를 끊임없이 표명해온 요나스 베어-호프만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사무총장은 “2024년 이후 경기 일정과 대회 설계에 대한 논의는 선수들의 기본적인 건강과 안전보다는 상업적 목표를 우선순위에 두고 진행되고 있다”라며 “살인적인 경기 일정이 점점 심해진다. 주최단체에는 규제 기관으로서 책임도 있다. 선수들은 앞으로도
후순위로 남을 것 같아 매우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