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오른쪽) 감독이 9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UAE 축구협회 누리집 갈무리
파울루 벤투(54) 감독이 아랍에미리트(UAE) 남자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다.
아랍에미리트축구협회는 9일(현지시각) 누리집을 통해 “포르투갈의 파울루 벤투 감독과 국가대표팀 감독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3년, 2026 북중미월드컵까지다. 벤투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승리야말로 에미리트 팬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길”이라며 각오를 표했다. 아랍에미리트 대표팀은 벤투 감독과 함께 이달 말 유럽 전지훈련으로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16강 성과를 달성했던 벤투 감독은 이후 재계약 없이 한국을 떠났다. 한국축구에도, 본인의 지도자 경력에도
새로운 전기를 맞은 그의 다음 행보를 두고 관심이 쏠렸고, 약 7개월 만에 행선지가 결정됐다. 한때 폴란드 축구대표팀 감독행이 임박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벤투 감독의 선택은 다시 한 번 아시아 축구팀이었다.
아랍에미리트는 1990 이탈리아월드컵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72위. 오는 북중미월드컵은 본선 진출 팀이 48개국으로 확대된 첫 대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에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도 기존 4.5장에서 8.5장으로 늘어나는 만큼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전망을 밝혀볼 만 하다.
당장 임박한 대회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다. 2015년과 2019년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연달아 4강에 올랐던 아랍에미리트는 이란, 홍콩, 팔레스타인과 함께 C조에 묶여 있다. 대회 결과에 따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과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