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 알라이얀/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한국을 월드컵 16강에 올린 파울루 벤투(53) 감독의 위상이 달라졌다.
벤투 감독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에 올리면서 지도자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벤투 감독은 과거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끈 바 있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 프로팀 감독을 역임했지만 명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엔 다르다. 월드컵 16강에 한국을 올리면서 지도자로서 확고한 위상을 챙겼기 때문이다. 특히 조별리그 통과 확률이 떨어졌던 한국을 극적인 경기를 통해 16강에 올리면서 그의 몸값이 뛸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4년간 한국팀을 맡았고, 역대 최장수로 재임하면서 대표팀을 점점 진화시켜왔다. 패스 전개를 통해 나아가는 그의 빌드업 축구는 K리그뿐만 아니라 유·청소년 무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고집불통 행보로 미디어와 갈등도 있었고, 한·일전 패배로 팬들의 실망을 자아냈지만 자기의 축구 철학을 관철하면서 성공한 지도자가 됐다.
한국팀의 주장 손흥민은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 뒤 “브라질과의 16강전은 벤투 감독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당시 벤투 감독은 2차 가나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는데, 손흥민의 말에는 헤어져야 할 감독을 향한 돈독한 신뢰가 담겨있다.
이번 대회까지 축구협회와 계약한 벤투 감독은 16강 브라질전부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한다. 한국의 16강 진출은 클럽이나 다른 나라 대표팀 등 새로운 곳에서 도전을 꿈꾸는 벤투 감독에게 도약대가 될 것 같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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