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31)가 파리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이에스피엔’(ESPN)은 13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파리 생제르맹의 공격수 네이마르와 알힐랄과
개인 계약 조건에 합의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이 매체는 “파리는 네이마르 이적료로 8000만유로(약 1164억원)를 요구하고 있으며 양 구단 간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알려진 계약 조건은 2년간 연봉 1억유로(약 1455억원) 수준이다.
앞서 지난 8일 프랑스 현지 보도를 통해 네이마르가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나온 지 닷새 만이다. 네이마르는 당초 친정팀인 FC바르셀로나(스페인) 복귀를 선호했으나 사비 에르난데스 바르셀로나 감독의 반대와 구단의 재정 문제 등으로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었다. 이미 파리의 새 시즌 구상에서 제외됐다는 통보를 받은 네이마르는 사우디행을 결심했다.
수도 리야드에 연고를 둔 알힐랄은 사우디국부펀드(PIF)의 지배를 받는 네 개 구단 중 하나로, 사우디 프로페셔널리그의 전통 강호다. 리그 우승 18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로 둘 다 최다 우승 기록이다. 올여름 공격적인 투자로 후벵 네베스, 칼리두 쿨리발리,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등 유럽의 굵직한 이름들을 품었다. 한국 선수로는 장현수가 2019년부터 뛰고 있다.
지난 2월 파리 유니폼을 입고 훈련 중인 네이마르(왼쪽부터), 킬리안 음바페, 리오넬 메시. 이제 이 장면은 볼 수 없게 됐다. 파리/EPA 연합뉴스
알힐랄은 이미 파리의 슈퍼스타들에게 퇴짜를 맛본 구단이기도 하다. 지난 6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3년간 15억유로(약 2조1800억원) 조건을 뿌리치고 미국으로 향했고, 이어서 킬리안 음바페에게 1년 계약에
7억유로(약 1조원)를 제안했으나 협상 테이블에도 앉지 못했다. 삼고초려 끝에 알힐랄은 파리의 ‘MNM’ 삼각편대 중 마지막 조각을 얻게 됐다.
2017년 축구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3000억원)로 파리에 입성한 네이마르는 지난 여섯 시즌 동안 모든 대회를 통틀어 173경기 118골77도움을 올렸고, 다섯 번의 리그1 우승컵을 들었다. 다만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장기 결장이 반복됐고, 팀의 염원이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도 들지 못했다. 지난 13일 시즌 개막전에서는 명단 제외됐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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