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첫 경기를 닷새 앞둔 황선홍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합류 시기가 아직도 결정 나지 않은 탓이다.
황선홍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14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리 구단에서) 공식적으로 언제 보내주겠다는 답을 받지 못했다. 답답하게 생각한다”라며 “협의가 잘 돼서 조속히 합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황 감독은 “이강인과 조별리그 한 두 경기 정도는 맞췄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대표팀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핵심 선수로 지난달 소속팀에서 왼쪽 대퇴사두근을 다친 뒤 회복 중이다. 지난 12일에는
팀 훈련에 함께한 영상이 공개돼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항저우행 시점은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당초 13일까지 입장을 알려주기로 한 파리가 이날 보낸 이메일에는 정작 합류 시기에 대한 답이 없었다는 것이 대한축구협회의 설명이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국제 경기 기간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프로구단이 선수 차출에 협조해야 하는 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소속팀과 협회가 별도 협상을 통해 조율해야 한다. 한국이 19일 쿠웨이트, 21일 타이, 24일 바레인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를 치르는 동안 파리도 16일 니스전, 20일 도르트문트(독일)전, 25일 마르세유전을 치른다.
황 감독은 “예전에도 그런 경험이 있었지만, 파리가 조건을 내세우며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는 것 같아서 조율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과거 축구협회는 손흥민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데려가기 위해 2019 아시안컵 차출 시기를 늦추는 식으로 토트넘과 협의했던 일이 있다. 이강인도 내년 아시안컵 차출 시기가 협상 테이블에 같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강인 없이 대회를 치를 가능성에 대해 묻는 말에 황 감독은 “아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국민께서 원하는 모습을 알고 있고, 우리의 목표도 확실하다. 최선을 다하면 이루지 못할 것은 없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2014, 2018년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3연패를 목표로 내건 황선홍호는 오는 16일 중국으로 향한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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