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성 골 19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젠트랄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G조 한-프랑스전에서 박지성이 동점골을 넣고 있다. 연합
[오태규 선임기자의 라인강 편지]
2006독일월드컵 조별리그가 48경기가 24일까지 아침 모두 끝났습니다. 32개 나라 가운데 남는 16개 국과, 집으로 돌아가는 16개 국이 모두 갈렸습니다. 남는 자들은 25일(이하 한국시각)부터 토너먼트 방식으로 붙어 7월10일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2차라운드를 벌입니다.
저는 조별리그 48경기 가운데 한국전 3경기를 포함해 모두 13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았습니다. 개막일과 그 다음날만 빼고, 매일 한 경기씩을 봤습니다. 그러느라 쾰른, 카우저스라우테른, 프랑크푸르트, 도르트문트, 뉘른베르그, 슈트트가르트, 라이프치히, 함부르그, 하노버를 쉴 새 없이 왔다갔다하는 강행군을 했습니다. 아침 일찍 숙소를 떠나 다음 날 새벽에야 돌아오는 날도, 돌아오는 교통편이 없이 돌아올 수 없는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우 값지고 보람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우선, 세계적인 선수들과 팀이 하는 수준높은 경기를 지켜보면서 세계축구의 흐름과 방향을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세계축구 속의 한국의 위상도 가늠해 볼 수 있었습니다.
조별리그 13경기를 지켜보면서 저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공격적인 축구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입니다. 개막 이래 하루에 거르지 않고 현장에서 경기를 관전한 최진한 2002 한-일월드컵 대표팀 코치도 어느 때보다 공격축구의 흐름이 더욱 강해졌다고 진단을 하더군요.
12일 일본과 호주의 경기와 13일 한국과 토고의 경기는 공격축구의 우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호주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1-0으로 앞선 상태에서 굳히기에 들어간 일본의 지코 감독을 ‘후반 공격수 대거 투입’이라는 특유의 전술로 몰아붙이며 3-1 대역전극을 일궜습니다. 다음 날은 비슷한 전술을 쓴 한국의 아드보카드 감독이 토고에 2-1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두 경기말고도 잉글랜드와 독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처럼 끊임없이 공격을 퍼붓는 팀이 수비 위주의 팀들을 가차없이 무너뜨렸습니다.
처녀 출전국인 아프리카의 가나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짱’을 뜨는 축구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1점을 앞서면 꽁꽁 잠가버리는 카테나치오 전략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조차 22일 체코에게 0-1로 앞선 상황에서 수비가 공격 위주의 플레이르 했습니다.
저는 공격축구는 한국축구뿐 아니라 인생살이에도 큰 교훈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공격축구는 어렵고 위험하다고 해서 뒤로 물러서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려울수록 앞으로 나가 도전하고 승부를 겁니다. 이번 대회에서 공격축구는 ‘도전하지 않으면 성취도 없다’는 것을 경기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줬습니다. 하노버에서
오태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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