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 감독
15일 아시안컵예선 최종전
안에서는 ‘비난여론’ 불똥이, 밖에서는 맹수가 으르렁댄다. 진퇴양난. 핌 베어벡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처지가 꼭 그렇다. 과연 잘 싸울 수 있을까? 한국대표팀이 15일(오후 9시·한국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강호 이란을 상대로 200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예선 B조 마지막 경기(SBS-TV 생중계)를 치른다. 이미 한국(3승2무·승점11)과 이란(〃)은 동률로 본선진출을 확보해 승패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사정은 다르다. 두나라는 아시아축구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기 때문에, 감독들은 서로 지지 않으려고 한다. 아미르 갈레노이에 이란(FIFA랭킹 43위) 감독이 “반드시 이기겠다”며 해외파를 총동원한 것만으로도 이란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역대전적은 8승4무7패로 한국(랭킹 48위)이 우위. 문제는 한국의 팀 전력이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한국팀은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할 23살 이하가 주축이다. 전원 성인대표팀인 이란과 비교할 때 경험에서 밀린다. 소집해서 발을 맞춘지 5일밖에 안됐고, 20명 중 미드필더 요원은 김두현(성남) 이호(제니트) 김정우(나고야) 등 3명이다. 결정적으로 베어벡 감독은 K리그 챔피언결정전(19, 26일)에 출전할 성남 일화와 수원 삼성에서 3명을 차출하면서 여론의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똘똘 뭉쳐도 이길까 말까한 상대를 앞두고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한 셈이다. 비교적 자원이 풍부한 공격진에서 활로를 기대할 수는 있다. 베어벡 감독은 4-3-3 전형의 최전방에 정조국(FC서울)을 배치하고, 이천수·최성국·이종민(이상 울산), 염기훈(전북) 등 검증된 측면 지원군으로 포진시킬 계획이다. 포백에는 김동진(제니트)-김진규(이와타)를 중심으로 수비벽을 짰다. 이란은 바히드 하셰미안(하노버) 알리 카리미(뮌헨)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등 해외파 3인방 등 정예를 내세운다. 갈레노이에 이란 감독은 “내 생각으로는 아시아에서 이란을 이길 수 있는 팀은 없을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한편, 압신 코트비(42) 코치는 미국 여권을 가졌다는 이유로 자신의 고국인 이란 입국을 거부당해 이란전이 끝날 때까지 두바이에 남아 선수단을 기다리게 됐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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