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 스네이터(22)·아르연 로번(23)·뤼트 판 니스텔로이(31) (왼쪽부터)
김경무 선임기자의 축구오디세이 /
요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이른바 ‘갈라티코 정책’을 폐기한 레알 마드리드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2006~2007 시즌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고도 해임당한 파비오 카펠로 감독. 그의 뒤를 이어 레알 지휘봉을 잡은 베른트 슈스터(47) 감독은 “구단이 갈라티코 정책을 포기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데이비드 베컴과 호나우두 등이 팀을 떠났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이 되고 있다”고 스페인 언론에 말했다고 합니다. 독일 출신인 그는 또 “세계 최고 네임밸류들이 떠나면서 조직력은 더욱 좋아졌다”고 했다나요.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레알 마드리드 구단은 2000년대 초반, ‘은하수=별들의 집단’이란 뜻의 스페인어인 갈라티코(Galatico=영어로 Galaxy) 정책으로 전세계 최고스타들을 끌어모았습니다. 지네딘 지단(은퇴) 루이스 피구(인테르밀란) 호나우두(AC밀란) 호베르투 카를루스(페네르바체) 등이 그런 스타들이지요. 이 때문에 ‘지구방위대’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팀 아닙니까.
갈라티코 정책 포기 탓인지, 레알 마드리드가 2007~2008 시즌 초반 신났습니다. 시즌 개막전에서 같은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1-0 승리를 맛본 데 이어, 지난 주말에는 ‘난적’ 비야 레알과의 원정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두는 등 파죽지세입니다.
그런데 이런 돌풍의 중심에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명문 아약스 암스테르담에서 스카우트한 ‘이적생’ 웨슬리 스네이터(22)가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개막전 후반 결승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더니, 두번째 경기에서는 2골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비야 레알 경기에서는 주특기인 프리킥으로 환상적인 골을 작렬시켰습니다. 구단은 그가 프리메라리가에 너무 빨리 적응하고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그는 LA 갤럭시로 떠난 데이비드 베컴에 비하면 이름값이 훨씬 떨어지는 선수지요.
레알은 또하나의 빅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자구단’ 첼시에서 영입한 아르연 로번(23)이지요. 그 역시 ‘오렌지군단’의 대표선수입니다. 로번은 현재 ‘인터내셔널 경기’ 주간으로 16명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자기 나라팀으로 합류하고 없는 상황에서, 4일부터 구단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화려한 개인기와 빠른 발을 가진 왼쪽공격수인 로번이 가세하면 레알 마드리드 공격진은 더욱 가공할 만해집니다. 역시 네덜란드 출신인 특급골잡이 뤼트 판 니스텔로이(31)가 날개를 다는 셈이니까요. 브라질 출신 호비뉴도 있고, 스페인의 영웅 라울 곤살레스도 건재합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 공격진은 ‘신’ 오렌지 3총사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 주요 경기는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로 즐길 수 있습니다. 이들 3인방이 어떤 화력을 뿜어낼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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