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명문클럽 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프 누’
[김경무 선임기자의 축구오디세이]
‘캄프 누’(Camp Nou)를 아십니까? 스페인 명문클럽 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입니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 개막전이 열렸던 곳으로, 당시 무려 12만명 관중이 운집했다나요.
얼마 전 FC바르셀로나는 2006~2007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홈경기(19번) 입장관중 통계를 발표했는데, 예상은 했지만 대단했습니다. 경기당 평균 7만4391명(총 141만3439명)이나 됐습니다.
캄프 누는 수용인원 9만8787명. 6만6천여석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작게 느껴질 초대형경기장입니다. 이번 시즌 ‘숙적’ 레알 마드리드와 ‘클래식 더비’에는 사상 최다인 9만7823명이 입장했다니, 그 열기를 짐작할 만합니다. 가장 적은 관중을 기록했을 때가 크리스마스 전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로 5만3685명. 올 4월8일 FC서울이 수원 삼성과 K리그 안방 라이벌전에서 역대 최다인 5만5397명의 관중을 끌어모았다고 난리를 쳤는데, 그에 비하며 ‘족탈불급’입니다.
100년도 넘는 스페인 클럽축구 역사와 전통을, 30년도 안된 K리그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지만, 최근 월드컵에서 서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두나라 프로축구 대표구단 현실이 너무나 대조적인 것도 사실입니다.
FC바르셀로나는 대표적 시민구단입니다. 회장을 선거로 뽑는데, 회장 후보는 이를 테면 “세계적 스타인 누구 누구를 스카우트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웁니다. 또 다른 명문구단과 달리 선수들 유니폼 상의 앞쪽에 스폰서 광고를 새기지 않는 전통을 고수하는 팀으로도 유명합니다. 다만, 2006~2007 시즌부터는 선수들이 ‘UNICEF’(유엔아동기금) 글자를 앞 가슴에 새기고 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돈을 받기는 커녕, 향후 5년간 구단 수입 중 150만유로를 적립해 유니세프의 인도주의적 원조 프로그램에 지원한다고 하니, ‘클럽 이상의 클럽’(more than a club)이라는 그들의 슬로건이 새삼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 이 팀을 좋아합니다. 1990년대 중반 PSV에인트호번에서 이적한 호나우두가 캄프 누를 휘저으며 세계 최고 스타로 뜰 때의 장면도 아스라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달리, 브라질 아르헨티나 출신 기술축구 달인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호마리우, 히바우두, 후안 로만 리켈메 등 쟁쟁한 남미 스타들이 다 이곳을 거쳐갔습니다. 축구팬 여러분, 이런 캄프 누가 우리에게도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상상만으로도 즐겁지 않을까요.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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