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전 한판에 확 바뀌는 16강 확률
86.1%.
본선 진출국이 지금처럼 32개국으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3개 대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이 12일 그리스와의 첫 경기를 이길 경우 16강에 진출할 확률이다.
지난 3개 대회에서 조별리그 1차전을 이긴 팀은 모두 36개국이고, 이 가운데 31개국이 16강에 올랐다. 특히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는 1차전을 이긴 11개국이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코스타리카, 2006년 독일월드컵 때 한국과 체코는 각각 1차전을 잡고도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은 독일월드컵 때 1차전에서 토고를 2-1로 물리치고도 전체 17위(1승1무1패·승점 4)로 아쉽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차전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에도 확률 58.3%로 16강이 희망적이다. 지난 세 차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차전을 비긴 나라는 24개국(12경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개국이 16강에 올랐다.
그러나 1차전을 질 경우 16강 진출 확률은 8.3%로 뚝 떨어진다. 지난 3개 대회에서 1차전을 진 36개국 가운데 16강에 오른 경우는 딱 세 나라에 지나지 않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터키, 2006년 독일월드컵 때 가나와 우크라이나가 그런 경우다. 이들은 1차전에서 브라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우승후보를 만났다. 한국이 우승후보도 아닌 그리스와의 1차전을 놓친다면 16강 진출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그렇다면 승점 몇 점을 확보해야 16강에 오를 수 있을까? 지난 3개 대회 조별리그를 보면 16강 진출의 안정권은 5점이다. 승점은 이기면 3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이다. 1승2무 이상을 올리고도 16강에서 탈락한 경우는 아직 없었다. 이런 일이 발생하려면 조별리그에서 1·2·3위가 모두 1승2무로 같고 4위가 3패를 기록해 골득실차로 1·2위에 밀려 3위가 되는 경우다. 독일 대회 때 한국이 스위스와 비겼다면 이런 경우에 해당될 뻔했다. 승점 4점도 가능성은 반 이상이다. 지난 세 차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승점 4점은 모두 12차례 나왔고 이 가운데 7개국이 16강에 올랐다. 확률 58.3%. 승점 4점으로 탈락한 팀은 프랑스 대회 때 모로코와 스페인, 한·일 대회 때 코스타리카와 아르헨티나, 독일 때 한국 등 5개국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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