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에니에아마 유효슈팅 8개 막아
경기는 졌지만 ‘맨 오브 더 매치’ 선정
경기는 졌지만 ‘맨 오브 더 매치’ 선정
1960년대를 풍미했던 ‘흑거미’ 레프 야신(옛소련)을 연상시키는 걸출한 골키퍼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슈퍼이글스’ 나이지리아의 빈센트 에니에아마(28·하포엘 텔아비브·사진). 12일(현지시각) 팀은 아르헨티나에 0-1로 졌지만, 그는 ‘맨 오브 더 매치’(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에니에아마는 전반 5분 리오넬 메시가 벌칙구역 왼쪽 부근에서 작렬시킨 강한 왼발슛을 고무줄 같은 탄력으로 막아낸 것을 시작으로 무려 8개의 유효슈팅을 막아내며 팀의 대패를 막았다. 천하의 메시도 그의 선방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경기 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맞아 인생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며 “텔레비전을 통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메시의 활약상을 지켜봤고, 좋은 정보를 얻었다”고 메시의 4차례 유효슈팅을 막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스라엘 프로축구리그에서 뛰는 에니에아마이지만, 실력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급이다. 아프리카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며, 나이지리아가 아프리카 예선에서 선전하는 데 버팀목이 됐다. 1m85, 80㎏으로, 동물적 감각의 순발력으로 상대 슈팅을 어느 각도에서든 쳐낸다. 2002년부터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A매치에 55차례 출전했다.
23일 새벽 3시30분(한국시각) 나이지리아와의 마지막 3차전을 벌이는 허정무호로서는 그의 이런 신기에 가까운 선방이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아르헨티나전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나이지리아전에 총력을 퍼부어야 하기에 더욱 그렇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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