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랭킹 105위 북한, 1위 브라질과 ‘한판승부’
김정훈 감독 “브라질 강하지만 우리도 승점 필요”
김정훈 감독 “브라질 강하지만 우리도 승점 필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와 105위의 대결이다. 랭킹만 보면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나 마찬가지다. 국제무대 경력도 그렇다. 한 팀은 월드컵 본선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18번이나 출전해 5차례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세계 최강. 이에 맞서는 팀은 두번째 출전이다. 게다가 무려 44년 만이다.
‘삼바군단’ 대 ‘천리마’. 과연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처음 만난 이들의 대결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북한이 16일(새벽 3시30분·한국시각)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경기장에서 브라질과 2010 남아공월드컵 G조 1차전을 치른다. 북한은 요하네스버그 외곽 템비사의 마쿨롱 경기장에 훈련캠프를 차리고 담금질을 해왔으며, 14일 엘리스파크에서 처음으로 적응훈련을 했다.
훈련에 앞서 김정훈(59) 북한 감독은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브라질은 세계적 강팀이지만, 우리도 승점 3점이 필요하다”며 “팀이 하나로 뭉쳐 모든 잠재력을 강화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이어 “우리 팀의 목표는 첫번째가 조별리그 통과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될 수 있으면 더욱 전진하는 것”이라며 “우리 선수한테 좋은 기술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1966 월드컵에 대해 개인적인 기억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기억은 아직도 상상할 수 있다. 당시 10살이었는데, 조국에서 경기 소식을 듣고 인민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스포츠로서 인민공화국을 빛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발단에서 축구를 시작해 대표팀 감독까지 됐다”고 털어놨다.
카를루스 둥가(47) 감독의 브라질은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등과 함께 ‘죽음의 조’에 속한 만큼, 북한전에 30살 베테랑 골잡이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를 앞세워 대승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이 월드컵 본선 첫 무대인 파비아누는 1m86의 장신 골잡이로 A매치 38경기 25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어, 북한으로서는 경계 대상 1호다. 그러나 파비아누 말고도 그의 공격을 뒤에서 후원하는 호비뉴(산투스), 카카(레알 마드리드), 하미리스(벤피카) 등도 북한 수비로서는 버거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수비진용도 화려하다. 주앙(AS로마)과 루시우(인터밀란)가 버티는 중앙 수비는 두텁고 견고해 정대세가 이들을 얼마나 뚫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른쪽 윙백 마이콩(인터밀란)의 공격가담 능력도 뛰어나다.
북한이 삼바군단을 상대로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8강 진출) 때처럼 또 한번 코리아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전세계 축구팬들의 눈이 엘리스파크로 쏠리고 있다. 축구토토 매치 참가자들은 14일 오후 2시 현재 90.7%가 브라질의 승리를 예상했다. 북한의 승리에는 3.4%, 무승부에는 5.8%가 투표했다.요하네스버그/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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