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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자블라니 선수잡네

등록 2010-06-15 20:41수정 2010-10-28 16:37

골키퍼 ‘알까기’ 공격수 ‘홈런슛’ 수비수 ‘헛발질’
특이 궤적·바운드에 곤욕
세자르 “싸구려 축구공”

15일(한국시각) 열린 남아공월드컵 이탈리아와 파라과이의 F조 조별리그 1차전. 0-1로 뒤지던 이탈리아 시모네 페페가 후반 17분 골문에 너무 가까이 붙는 평범한 코너킥을 올렸다. 하지만 파라과이 문지기 알도 보바디야는 평소와 다른 공의 궤적을 따라잡지 못했고, 그의 손은 허공을 갈랐다. 골문 쪽으로 쇄도하던 이탈리아 다니엘레 데로시가 이 공을 가볍게 차넣어 경기는 극적인 무승부로 끝났다.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춤추는 자블라니’에 잇따라 우스꽝스런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역시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문지기들이다. 알제리 대표팀 문지기 파우지 샤우시는 13일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왼가슴께로 오는 평범한 원바운드 슛을 손도 대지 못하고 빠뜨려 통한의 패배를 허용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문지기 로버트 그린도 미국과의 경기에서 땅볼 슛을 뒤로 빠뜨리면서 승리를 날렸다. 공중에서 특이한 궤적과 잔디에서 낯선 바운드를 만들어내는 ‘자블라니’가 승패를 가르는 일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수비수들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세르비아의 수비수 즈드라브코 쿠즈마노비치는 13일 헤딩하려다 머리 위로 넘어가는 공을 고의적으로 손으로 막았다가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줬다. 평소 익혀온 것과는 다른 궤적의 공이 날아온 탓이다. 일부 공격수들조차 땅에 튕긴 공의 속도 측정에 실패해 곳곳에서 기회를 날린 채 돌아서고 있다.

제조사인 아디다스는 공의 결함 탓이 아니라 ‘자블라니’가 너무 완벽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아디다스 쪽은 “공의 표면에 특수 미세돌기를 새겨넣었고, 공이 전혀 젖지 않도록 ‘수분 흡수율 0%’를 실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계속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잉글랜드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는 “우리 문지기를 비난하지 말라. 선수들이 계속 자블라니에 대한 불만을 얘기해 왔지 않느냐”고 말했다. 16일 북한과 본선 1차전을 치른 브라질 대표팀 문지기 줄리우 세자르 역시 경기에 앞서 “동네 문방구에서 파는 싸구려 축구공 같다”고 쓴소리를 뱉어냈다.

이 밖에도 알제리가 문지기 실수로 패배했던 폴로콰네 피터모카바 경기장에 월드컵 사상 처음 적용된 복합잔디(천연+인조)의 낯선 환경도 ‘자블라니’와 함께 선수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남아공 전통악기 ‘부부젤라’의 소음도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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