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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의 눈물…북한, 졌지만 잘 싸웠다

등록 2010-06-16 05:42수정 2010-06-16 09:51

2골 내줬지만 105위가 1위에 한방 먹여

밀집수비·기습공격으로 브라질 애먹여
경기 시작 전 북한 국가가 연주되자, 정대세(가와사키 프론탈레)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 처음 섰다는 감격 때문인지 복받쳐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터뜨렸다. 삭발을 하고 필승의 투혼으로 나선 그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주심 휘슬이 울리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삼바군단’ 브라질과 맞부닥뜨렸지만, 105위의 ‘천리마’ 북한 선수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공격형 미드필더 홍영조(FK로스토프)는 빠른 움직임으로 정대세에게 공간을 만들어줬고, 위협적인 슛까지 퍼부었다.

15일 밤(현지시각)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G조 1차전. ‘죽음의 조’ 두번째 경기에서 북한이 브라질을 맞아 선전했으나 1-2로 아쉽게 지고 말았다. 북한은 후반 10분 오른쪽 풀백 마이콩(인터밀란)에게 선제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 27분 엘라누(갈라타사라이)에 추가골까지 내줬다. 그러나 후반 44분 지윤남이 상대진영을 폭발적으로 파고들며 벌칙구역 왼쪽에서 통렬한 왼발슛으로 골문을 갈라 강한 인상을 남겨줬다.

브라질은 죽음의 조에서 4팀 가운데 맨먼저 승점 3을 챙기며 단독선두로 치고 나섰다. 앞서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열린 같은 조 경기에서는 포르투갈과 코트디부아르가 0-0으로 비겼다.

▶ [G조] 북한VS브라질 하이라이트 영상 보기

■ 5-4-1 대 4-2-3-1

북한의 김정훈(59) 감독은 이날 정대세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5-4-1 포메이션을 나섰다. 박남철-안영학-홍영조-문인국이 중원을 책임졌고, 지윤남-리광천-리준일-박철진-차정혁이 수비, 리명국이 수문장 자리에 들어섰다. 5-4-1은 공격 때는 5-3-2로 변형되기도 했다.


브라질의 둥가(47) 감독은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를 원톱, 호비뉴(산투스)-카카(레알 마드리드)-엘라누를 그 후방, 지우베르트 시우바(파나티나이코스)와 펠리피 멜루(유벤투스)를 더블볼란치로 배치하는 4-2-3-1 전술로 북한 공략에 나섰다. 4백은 미셸 바스투스(올랭피크 리옹)-주앙(AS로마)-루시우(인터밀란)-마이콩이 맡았다. 골문은 줄리우 세자르(인터밀란)가 지켰다.

■ 브라질 전반 볼점유율 66% ‘압도’

브라질은 전반 초반부터 서두르지 않고 템포를 조절해가며 특유의 기술축구로 북한을 위협했다. 그러나 북한 수비는 완강했고 브라질은 공세를 펼쳤지만 골문을 열지 못하고 애를 태웠다. 호비뉴는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로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어줬고, 위협적인 슛을 해댔다. 그러나 북한 수문장 리명국이 잘 막아냈다. 브라질은 전반에만 슈팅 9개에 유효슈팅 3개를 터뜨렸지만, 27분 마이콩의 강한 오른발 중거리슛이 리명국에 막히는 등 번번이 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 정대세-홍영조의 투혼

북한의 기습공격도 거셌다. 홍영조가 미드필드에서 공을 잡으면 빠르게 침투하는 정대세에게 연결해줬다. 정대세는 전반 10분 상대 진영 오른쪽 미드필드 부근에서 시우바, 바스투스, 주앙 등 3명의 수비 숲을 뚫고 문전으로 치고들어가 강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북한은 전반 6개의 슈팅(유효슈팅 2개)를 작렬시켰으나 대부분 중거리포로 골문을 번번이 크게 빗나갔다.

■ 삼바축구의 진수

두팀은 거친 태클이나 비신사적인 행위없이 페어플레이를 펼쳤다. 브라질은 후반 들자 더욱 거세게 북한을 몰아붙였고, 10분 만에 멋진 패스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엘라누가 미드필드 오른쪽 부근에서 길게 벌칙구역 오른쪽으로 공을 찔러주자, 마이콩이 빠르게 쇄도하며 각도가 없는 골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골문 오른쪽으로 차넣었다. 슛이 너무 빨라 리명국이 손쓸틈 없이 공이 왼쪽으로 빨려들어갔다. 27분에는 호비뉴가 미드필드 중앙에서 벌칙구역 오른쪽으로 파고드는 엘라누에게 빠르게 공을 연결해줬고, 엘라누는 침착하게 인사이드킥으로 왼쪽 골문을 갈랐다. 브라질은 호비뉴의 드리블과 패스가 특히 빛을 발했다.

북한은 그러나 후반 막판 기세를 올리며 반격을 가했고, 지윤남의 만회골에 위안을 삼았다. 북한은 이날 브라질 문전에 11개의 슈팅(유효슈팅 3개)을 퍼붓는 등 강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브라질은 공점유율 63%로 앞선 가운데 26개의 슛(유효슈팅 10개)을 작렬시키며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보였다. 북한은 21일(저녁 8시30분) 케이프타운에서 포르투갈과 2차전을 벌인다.

요하네스버그/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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