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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나이지리아 승부 미리보기
지는 팀은 사실상 짐을 싸야 한다.
한국과 같은 B조의 그리스와 나이지리아가 17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각)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경기장에서 벼랑 끝 혈투를 펼친다. 두 나라는 각각 한국과 아르헨티나에 0-2, 0-1로 지면서 이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16강 진출의 꿈을 이어갈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그리스(13위)가 나이지리아(21위)에 앞서지만 심리적으로는 나이지리아 쪽이 여유가 있다. B조 최강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한 점만 내주며 비교적 선전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 뜻밖의 완패를 당한 그리스는 3차전 상대가 아르헨티나라는 점에서 이번 경기에서 밀리면 ‘집으로’ 갈 준비를 해야 한다. 이들은 1994년 미국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붙어 나이지리아가 2-0으로 이겼다.
나이지리아의 장점은 막강한 공격력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 나이지리아의 유효슈팅은 단 한 개에 그쳤다. 아프리카 국가 특유의 탄력있는 공격을 기대했던 팬들이 실망할 수준이다. 결국 피터 오뎀윙기에(로코모티브 모스크바) 등 개인기와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공격력이 살아나야지만 승점 3을 기대할 수 있다. 수비에서는 수문장 빈센트 에니에아마(하포엘 텔아비브)의 동물적 감각에 가까운 순발력이 빛난다. 에니에아마는 아르헨티나전에서 8개의 유효슈팅을 잡아냈다. 그는 아르헨티나에 지고도 ‘경기 최우수선수’(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그리스는 평균키 184.9㎝에 걸맞은 장신 공격수들을 활용한 제공권 장악에 기대를 건다. 한국전에서도 틈만 나면 ‘공중볼’을 띄우며 상대를 위협했다. 다만 2004년 유럽선수권(유로2004)을 거머쥘 당시의 정교한 플레이는 온데간데없고, 세트피스도 예전만큼 날카롭지 못했다. 박문성 <에스비에스>(SBS) 해설위원은 “그리스가 나이지리아전에서 승리하려면 테오파니스 게카스(베를린)와 요르고스 카라구니스(파나티나이코스)의 플레이가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긴 프랑스는 18일 새벽 3시30분 피터 모카바 경기장에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 A조 2차전을 치른다. 프랑스는 우루과이전에서 시종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무득점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최전방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첼시)부터 수비수 윌리암 갈라스(아스널), 에리크 아비달(바르셀로나) 등의 플레이가 유기적으로 들어맞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파 랭킹 83위 남아공과 1-1 무승부를 거둔 멕시코도 다급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1차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도스산토스(갈라타사라이)의 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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