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지목 ‘저주’ 재현될까 관심 집중
남아공월드컵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스페인 대표팀이 떨고 있다. 40년 넘게 ‘악명’을 떨쳐온 이른바 ‘펠레(사진)의 저주’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펠레는 11일(이하 한국시각) <에이피>(A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 최고의 팀으로 브라질과 스페인을 꼽았다. 하지만 지난 대회 전까지 펠레가 주요 대회에서 우승후보로 예측했던 팀들은 하나 같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역시나 17일 스페인이 조별리그 H조 첫 경기에서 스위스에 0-1로 지면서 대회 초반 최대 이변으로 떠올랐다.
펠레의 저주는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때 “쥘리메(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브라질의 영광을 지켜줄 것”이라는 호언장담부터 시작됐다. 브라질이 전 대회 우승국 첫 예선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 1974년과 1978년 월드컵에서 펠레의 기대를 받았던 아르헨티나(1무2패)와 페루(3패)가 졸전 끝에 8강에서 떨어졌고,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 누가 봐도 우승후보였던 세 팀이 펠레의 “사상 최강”이라는 칭찬 뒤 모조리 중도 탈락했다.
이 밖에도 프랑스, 잉글랜드(1986년), 우루과이, 이탈리아(1990년), 스페인(1998년), 프랑스, 카메룬, 포르투갈(2002년) 등이 ‘펠레의 저주’에 몸살을 앓았다. 반면 1994년 미국월드컵에선 펠레가 “우승 자격이 없다”던 브라질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누리꾼들은 ‘깨방정, 설레발의 황제’라며 ‘펠레의 예측’을 평가절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그의 ‘저주’가 위력을 잃고 있어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펠레가 잉글랜드와 함께 우승후보로 예상한 이탈리아가 우승을 차지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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