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앞)이 12일(한국시각)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포트엘리자베스/연합뉴스
역전·프리킥 득점 없고 우승후보국 ‘고전’
박지성·이정수 1라운드 ‘베스트11’ 뽑혀
박지성·이정수 1라운드 ‘베스트11’ 뽑혀
조별리그 1차전 결산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리는 2010 남아공월드컵 개막 일주일이 지나면서 본선 참가 32개국이 16일 새벽(한국시각)까지 조별리그 1차전을 모두 끝냈다. 지금까지 가장 큰 특징은 경기당 평균 1.56골밖에 터지지 않은 골 가뭄이다.
■ 23개 팀 전반전 무득점 32개 팀이 16경기를 벌이는 동안 절반인 8경기에선 전반전에 골이 터지지 않았다. 전반에 골을 넣지 못한 팀은 23개. 이에 따라 경기당 1.56골(합계 25골)로 역대 최소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역대 어느 월드컵도 경기당 평균 2.3골 이상이었다.
그 이유는 마라도나의 말처럼 “개막전은 잔뜩 긴장하기 마련이고, 상대에 잘 대비한 경기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반발력이 커진 자블라니가 고지대 경기장에서 더 ‘요동쳐’ 선수들이 적응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기장 10곳 중 6곳이 해발 1000m 이상에 있다.
■ 믿지 못할 공 점유율 경기를 장악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통계가 공 점유율이다. 그런데 5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이기지 못한 팀이 수두룩하다. 우승후보 스페인은 스위스전에서 무려 74%의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지만 0-1로 졌다. 일본에 진 카메룬(57%), 한국에 진 그리스(52%)도 마찬가지다.
이밖에도 6팀이 무승부를 기록해,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14팀(세르비아-가나는 각 50%) 중 9팀은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점유율의 근간은 패스 능력인데, 축구는 패스보다는 골로 승부가 나는 경기다. 패스와 골 결정력에서 모두 상대를 압도한 나라는 아르헨티나, 슬로베니아, 독일, 네덜란드, 브라질, 칠레 6팀뿐이다.
■ 경제적 축구를 한 나라들 프랑스는 우루과이전에서 무려 20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반면 일본은 3개의 슈팅(유효슈팅 2개) 중 1개가 결승골이 됐다. 한국(유효슈팅 4개 2골), 스위스(유효슈팅 2개 1골), 가나(유효슈팅 1개 1골)도 경제적인 축구를 했다. 가장 많은 골을 넣은 독일은 유효슈팅 9개에서 4골을 뽑아냈다.
■ 박지성·이정수 1라운드 베스트11 방송사인 <유로스포츠>가 선정한 1라운드 베스트11에서 박지성과 이정수가 각각 왼쪽 미드필더와 수비수로 뽑혔다. 칠레가 4명이나 됐고,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독일, 스위스, 남아공에서 한 명씩 선정됐다. 또 가장 많은 선방을 기록한 골키퍼는 북한의 리명국(24·평양시체육단)인 것으로 집계됐다. 리명국은 16일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두 골을 내줬지만 8차례 유효슈팅을 막아냈다.
이번 1차전에서는 단 한 차례도 역전 승부가 펼쳐지지 않았고, 프리킥에 의한 득점도 없었다. 긴장감이 해소되고, 고지대와 자블라니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될 것으로 보이는 조별리그 2차전에선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펑축구’ 자블라니 탓? 남아공월드컵 골가뭄의 원인으로 자블라니가 지목되는 가운데, 호쾌한 중거리슛도 보기 드물다. 아직까지 프리킥 득점은 아예 없으며, 25m 이상 중거리슛 골도 하나밖에 나오지 않았다. 김병지 <에스비에스>(SBS) 해설위원은 “볼에 스핀이 먹지 않다 보니 좌우로 휘어지는 각도와 낙차가 줄어들어 골키퍼의 손아귀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별 순위표
이번 1차전에서는 단 한 차례도 역전 승부가 펼쳐지지 않았고, 프리킥에 의한 득점도 없었다. 긴장감이 해소되고, 고지대와 자블라니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될 것으로 보이는 조별리그 2차전에선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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