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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 월드컵’ 심판들 왜 이래

등록 2010-06-21 21:07수정 2010-06-22 13:09

파비아누 핸드볼 못잡고
“손쓴 거 아니냐” 되물어

▶ 북한:포르투갈 하이라이트 영상 바로보기

세계 최고의 기량을 맘껏 뽐내야 할 월드컵이 심판들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이하 한국시각)에는 브라질의 슈퍼스타 카카(28·레알 마드리드)가 희생양이 됐다.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 종료 2분 전, 상대 공격수 카데르 케이타가 카카 쪽으로 돌진해 가슴께를 부닥친 뒤 얼굴을 감싸쥐고 쓰러졌다. 프랑스 출신 주심 스테판 라누아(41)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카카에게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3분 전 이미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카카는 곧바로 퇴장당했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도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카카는 한마디 불평도 없이 경기장을 나왔지만, 경기 뒤 “녹화 장면이 있으니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고 싶은 사람은 그걸 보면 된다”는 뼈 있는 말을 내놨다.

신의 손·시뮬레이션 난무
못잡거나 엉뚱한 경고만


이에 앞서 이날 승부의 추를 브라질 쪽으로 기울게 한 것도 라누아 심판이었다. 후반 5분 1-0으로 앞서던 브라질의 공격수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가 눈부신 개인기로 추가골을 터뜨렸지만, 이 과정에서 두 차례나 손을 사용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하지만 심판을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경기는 브라질의 승리로 굳어졌다. 라누아 주심은 골을 인정한 뒤, 파비아누에게 다가가 자신의 팔을 툭툭 치면서 ‘팔에 맞은 것 같다’는 제스처까지 취해 논란을 낳고 있다. 스벤예란 에릭손 코트디부아르 감독은 “파비아누가 두 차례나 손을 썼고, 그 골이 모든 상황을 바꿨다”며 분을 참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에선 이와 비슷한 오심 논란이 잇따르고 있어 ‘심판 자질’ 문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8일에는 월드컵 개인 최다득점 기록(15골)을 노리는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11골·바이에른 뮌헨)가 세르비아 공격수와 가벼운 충돌을 했다는 이유로 알베르토 운디아노(37·스페인) 주심에게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지역 안배 ‘심판질 저하’
“오심도 일부” 인식 문제

지역별 심판 배정률
지역별 심판 배정률

같은 날 말리 출신 코만 쿨리발리(40) 주심은 슬로베니아와 2-2로 맞선 미국의 모리스 에두가 후반 41분 골망을 흔들었지만, 반칙이 있었다는 이유로 골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반칙으로 볼 만한 상황이 전혀 없었고, 이에 따라 국제축구연맹 심판위원회도 이례적으로 미국전 판정의 정당성에 대한 성명을 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심판진을 대륙별로 안배하면서 판정의 질적인 차이가 나타난다고 지적한다.이번 월드컵 주심에는 아프리카 3명, 아시아 4명, 유럽 10명, 북중미 4명, 오세아니아 2명, 남미 6명 등이 배정됐다. 또 국제축구연맹이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철학을 고수하는 것도 재검토할 시점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효웅 국제축구연맹 공인 에이전트는 “심판진의 지역 안배로 월드컵처럼 큰 경기 경험이 없거나 일부 자질이 부족한 심판들이 뽑히는 게 사실”이라며 “선수들의 경기 속도와 지능이 더 빨라지는 만큼 6심제, 비디오 판독 등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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