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에 발걸음이… 박지성(왼쪽 셋째) 등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한국시각)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진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포트엘리자베스/김진수 기자
박주영·이청용·정성룡 등 ‘20대 젊은피’ 활약
평가는 하나같았다.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27일(한국시각) 우루과이와의 경기 뒤 “기대했던 8강에 오르지 못한 게 아쉽지만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이영표(33·알힐랄)도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자기 능력을 100% 발휘한 어린 선수들이 놀랍고 대견스럽다.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한 한국 축구의 다음 세대는 월드컵 8강 이상의 목표도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들의 평균연령은 27.4살로 2006 독일월드컵의 26.6살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실제 경기의 주축은 20대 중반의 어린 선수들이었다. 주전 선수들 가운데는 77년생인 이영표가 가장 나이가 많고, 29살인 박지성이 이미 노장 축에 들 만큼 팀이 젊으면서도 강해졌다. 특히 대회 내내 최전방에서 공격을 주도했던 박주영(25·AS 모나코)과 두 골을 기록한 이청용(22·볼턴 원더러스), 예리한 프리킥으로 결정적인 도움 2개를 기록한 기성용(21·셀틱) 등 공격의 핵을 이룬 선수들이 모두 월드컵을 1~3차례 더 치를 수 있다.
수비에서는 문지기 이운재(37·수원 삼성)가 정성룡(25·성남 일화)으로 교체됐다. 1994년 처음 월드컵에 출전했던 이운재는 마지막 경기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잘한 거야”라며 정성룡의 등을 다독거렸다. 또 측면을 잘 지켜준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와 이영표가 이미 ‘30줄’에 접어들었지만, 그동안 4-4-2 전술에서 취약했던 중앙 수비도 조용형(27·제주 유나이티드)을 중심으로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백업 멤버인 강민수(24·수원 삼성)와 곽태휘(29·교토 상가) 등도 부쩍 성장한 모습이다.
비록 경기에 나가지 못했거나 잠깐 뛰는 데 그쳤지만 이승렬, 김보경 등 청소년 시절부터 두각을 보인 ‘21살 동갑내기’들이 대표팀에 합류해 소중한 경험을 쌓은 것도 한국 축구의 자산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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