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룩한 축구 대표팀이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lee@hani.co.kr
29일 해단식…허정무 감독 “대한민국 축구 세계적 수준 확인”
“밤을 지새우며 힘을 실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16강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아쉬움도 남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음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어느 정도 해답을 찾았다.” 사상 첫 원정 16강을 거두고 돌아온 허정무 감독의 목소리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남아공월드컵을 마치고 29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축구 대표팀은 이날 저녁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해단식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이 열린 호텔 주변은 태극전사들을 맞이하려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허 감독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축구는 세계적 수준으로 세계 강호들과도 겨룰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뒤지지 않지만 앞서지도 않는 이 단계를 넘어서기 위해 선수들의 미세한 기술적 측면을 보완할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팀 주장 박지성은 “막내로서 앞만 보고 달렸던 2002년과 달리, 이번 월드컵은 2006년을 거치며 얼마나 중요한 대회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신적·육체적으로 더욱 힘든 대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지성은 이어서 “일단 아시안컵이 먼저다. 4년 뒤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대표 은퇴와 관련해 조심스런 뜻을 밝혔다.
대표팀 은퇴를 앞둔 이운재는 “경기에 뛰지 않더라도 선배로서 경험과 얘기들을 얘기해주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행복하게 국가대표를 마감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선수들은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장소를 옮겨 ‘국민 대축제, 특별생방송 남아공 월드컵 선수단 환영’ 행사에 참석한 뒤 해산했다. 대표팀은 8월 초 새로운 체제로 출범한다. 대한축구협회는 7월 초에 기술위원회를 열어 허정무 감독의 후임을 선임하는 등 대표팀을 재정비한다. 대표팀은 9월7일 이란과의 평가전, 10월12일 국내에서 치러지는 일본과의 평가전으로 2011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될 아시안컵을 준비한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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